발광효율이 45%에 이르는 새로운 OLED( 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자기술 개발 시스템이 상업화 단계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한계 발광효율 25%를 훌쩍 뛰어넘는 것은 물론 소자 개발 기간을 단 2주 내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획기적이다.
3일 서울대 김장주 교수 연구팀과 서울대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인 코코링크가 OLED 모사분석 시스템 ‘Luxol(룩솔)-OLED’를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장주 교수는 2년전 발광쌍극자의 배향도를 분석하는 기술과 OLED 소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발광효율이 40%가 넘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슈퍼컴퓨팅 전문 회사인 코코링크가 서울대 산학협력단을 통해 기술 이전을 받아 산업기술화 연구에 돌입한지 2년만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과 분석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이다.
■ 발광물질 검증-소자 개발, 슈퍼컴퓨팅으로 개선
김 교수 연구팀과 코코링크에 따르면 통상적인 OLED 소자 개발 과정을 볼 때 실제 양산시설에서 제품화 단계 이전의 발광물질 검증과 발광소자 개발 단계를 룩솔-OLED로 모두 소화할 수 있다.
특히 슈퍼컴퓨팅을 거쳐 기존 실험실 프로그램보다 1천200배 빠른 연산으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최근 ICT 업계 화두인 인공지능 컴퓨팅에 사용되는 GPU 기반 컴퓨팅이 연산속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복굴절 연산을 지원하게 된 점이 수천만개의 후보 물질구조에서도 소자 개발을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자 개발과 더불어 발광물질 검증에도 기존 업계에서 거치지 않는 지점이 있다. 발광물질의 쌍극자 배향도를 측정한다는 내용이다. 일부 학계 실험실에서만 행해지던 것으로 분석장비 상용화를 통해 누구나 라이센스만 취득할 경우 분석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김 교수 연구팀과 코코링크가 밝힌 것처럼 OLED 발광 물질 특성 분석에 5분, 발광소자 개발에 2주가 걸린다는 내용이 현실화될 경우 패러다임이 바뀔 수도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동의하고 있다.
■ 복굴절 연산, 쌍극자 배향도 측정이 고효율 핵심
OLED 패널 안에서 발광한 빛은 공기중의 빛이 수면에 닿아 물속으로 들어갈 때 꺾이는 것처럼 굴절을 겪는다. 공정 과정상 필요한 여러 레이어를 지나면서 발광소자에서 나온 빛이 외부로 나오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 부분에 집중했다. 임의의 발광소자를 구성한 뒤 효율, 발광스펙트럼, 색좌표 값을 계산하는데 복굴절까지 끌어들인 것이다. 매우 복잡한 계산이 뒤따르지만 이 부분을 코코링크의 컴퓨팅 기술로 해결한 것이다.
아울러 쌍극자 배향도에도 중점을 뒀다. 분자의 배열 방향에 따라 빛이 나가는 방향이 정해지는데 패널 내 레이어와 수직이 아닌 평행 구조로 분자를 배열해 배향 효과까지 고려했다.
김 교수는 “1987년 OLED가 처음 나왔을 때 발광효율은 1%였고 최근 25% 선까지 양산이 이뤄지면서 효율은 이론적인 한계에 부딪혔다고 이야기를 했고 산업화가 된 마당에 학계에서 더 이상 연구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나왔다”며 “지금까지 이론 효율은 분자의 배향을 고려하지 않고 랜덤하게 있는 것으로 파악했는데, 수평배향율을 늘리면 45%까지 한계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 高 발광효율, 소비전력 줄이고 패널 수명 늘려
OLED 패널의 발광효율이 높아지면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 더 적은 전압과 전류로도 같은 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디스플레이 측면만 보면, 발광효율이 2배 높아질 때 소비전력은 절반으로 준다.
코코링크의 이동학 대표는 “실제 스마트폰 이용 환경에서 봤을 때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소비전력 비중이 CPU 연산보다 많은 편”이라며 “패널이 가진 100% 발광효율을 항상 이용하는 점이 아니란 내용도 고려했을 때 배터리 수명은 1.5배에서 3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전력은 모바일 기기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배터리 용량 증가와 소형화 기술이 다른 부분품에 비해 물리적 한계에 빨리 도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대형화 추세에 패널의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디스플레이 업계 뿐만 아니라 휴대폰 제조사도 눈독을 들일만한 내용이다.
높은 발광효율이 유기물 소재의 OLED 패널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 교수는 “효율이 좋아진다는 것은 결국 전류량이 줄어든 것”이라며 “발광소자에 부하가 줄어들고 특히 TV용 패널에서 (스펙트럼의 폭이 좁아 구현이 쉽지 않은) 블루 소자의 수명이 효율 증가에 따라 제곱 비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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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OLED 조명 시장의 개화도 앞당길 수 있다. OLED 조명은 말 그대로 패널을 조명 형태로 사용하는 것이다. OLED의 플렉서블 특성에 따라 기존 구 형태의 전구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조명 시장의 킬러앱으로 보는 분야다.
이동학 대표는 “디스플레이보다 복잡한 반도체 공정 라인에서 LED 조명을 만드는 것보다 OLED로 전환하는 것이 산업적 관점에서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