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의 양강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악의 3분기를 보내는 사이 오포(OPPO)와 비보(Vivo)로 대표되는 중국 제조사들의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스마트폰 사업 영업이익이 겨우 1천억원에 그쳤고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손실폭이 4천억원대까지 늘어났다. 애플도 15년 만에 연간 매출과 순이익 감소를 경험했다.
각 시장조사업체들도 3분기 스마트폰 시장을 결산하는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핵심은 간명하다. 삼성과 애플 등 전통 강호의 부진, 오포와 비보 등 신예들의 약진이다.
■삼성-LG의 3분기 ‘역대 최악’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1천억원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이다. 겨우 적자를 면했다는 표현이 더 잘 맞는다. IM부문은 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갤럭시S7 판매 호조 덕분에 영업이익이 4조3천200억원에 달했다.
LG전자도 전략 스마트폰 G5 실패 여파가 이어지면서 적자폭이 더 늘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지난 분기 4천364억원의 적자를 냈다. 연간 적자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간)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의 매출은 469억달러(약 52조원), 순이익은 90억달러(약 10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9%, 19% 감소했다. 지난 2분기(1~3월) 처음으로 분기 매출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감소세다. 특히 이날 마감된 애플의 2016년도 연간 매출도 줄어들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과 순이익 감소도 경험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지켰지만 점유율은 20.1%로 지난해 같은 기간(23.7%)와 비교해 3.6%p 하락했다. 스마트폰 출하량도 지난해 8천380만대에서 7천539만대로 줄었다.
애플 역시 시장점유율이 13.6%에서 12.1%로 떨어졌다. 출하량도 4천805만대에서 4천550만대로 5.3% 줄었다. 3분기 실적에는 신제품 '아이폰7' 효과가 크게 반영되지 않은 탓이다.
SA는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에 큰 공백을 만들어내면서 삼성전자가 최근 2년 간 가장 느린 성장률을 보였다”며 “애플은 갤럭시노트7 단종에 다소 힘을 얻었지만 중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아이폰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제조사들만 약진
전통적인 스마트폰 시장 강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SA에 따르면 화웨이의 3분기 시장점유율은 9.0%로 2위 애플과 격차는 3.1%p에 불과하다. 2세대 제조사로 분류되는 오포와 비보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오포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시장점유율이 2.5%에서 5.8%로, 출하량도 900만대에서 2천160만대로 늘었다. 비보는 시장점유율이 2.8%에서 4.9%로, 출하량도 980만대에서 1천830만대로 늘어났다.
SA는 “오포는 중국에서 매우 대중적인 제조사로 인도, 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는 떠오르는 별”이라면서 “비보도 중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애플, 화웨이 등 경쟁사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은 각각 2%p, 2.1%p 감소한 반면, 오포와 비보의 점유율은 각각 0.5%p씩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IDC는 삼성전자가 지난 분기 스마트폰 7천250만대를 출하해 20%의 시장점유율로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전년 동기(23.3%)와 비교해서는 점유율이 3.3%p나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2위 애플도 점유율이 0.9%p 줄었다. 반면 화웨이, 오포, 비보는 점유율이 각각 1.7%p, 3.8%p, 2.9%p 늘었다.
멜리사 차우 IDC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은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에도 불구하고 도전받지 않았지만 장기적인 브랜드에 미칠 영향은 지켜봐야한다”면서 “아이폰7 플러스나 픽셀 등으로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을 넘보던 애플이나 구글에게는 크리스마스가 빨리 찾아온 셈”이라고 말했다.
한때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던 샤오미는 판매량이 주춤해지면서 스마트폰 시장 순위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하지만 샤오미는 최근 삼성과 애플보다 먼저 베젤리스 디자인을 적용한 신제품 ‘미 믹스(Mi Mix)’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시장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이와 함께 내놓은 신제품 ‘미노트2’는 전후면 듀얼 커브드 엣지 디자인을 채택한 갤럭시노트7 닮은꼴로 중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출시된다.
■4분기 다시 웃을 수 있을까
삼성전자의 4분기는 전망이 밝지 않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에도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인한 2조원대 중반의 추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자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 전략 모델이 부재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7 시리즈를 주력 모델로 내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출시된 지 7개월이 지난 제품이어서 하반기 전략폰이었던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빈자리를 얼마나 매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30조원, 매출 200조원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출시된 대화면폰 V20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한 V20은 하루 최대 7천대 안팎의 판매량을 보이며 초반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28일에는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 출시도 예정됐다.
윤부현 LG전자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전무는 “V20의 오디오, 카메라, 착탈식 배터리, 내구성, 품질 등 측면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기대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어 전작보다 큰 폭의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본질적인 체질개선과 미래준비를 위한 구조개선 활동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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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 판매 실적이 본격 반영되는 4분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최대 경쟁작인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다시 성장세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애플은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4분기 매출 전망치로 지난해 4분기(759억달러) 보다 많은 760억~780억 달러를 제시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