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 시장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갤럭시노트7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만큼 반도체 부문 실적 개선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7일 3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7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3천900억원) 대비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분기(8조1천400억원)와 비교해서는 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9조원으로 전년 동기(51조6천800억원) 대비 5.2%, 전분기(50조9천400억원) 대비 3.8% 각각 줄었다.
이같은 실적은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인 7조4천944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매출액의 경우 전망치 50조5천715억원에 조금 못 미친다.
삼성전자는 직전 분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판매 호조 덕분에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아홉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서며 깜짝 실적을 내놓은 바 있다. 갤럭시S7에 이어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7이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3분기 실적이 2분기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왔지만 잇따른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암초를 만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일 전 세계 10개국에 판매된 갤럭시노트7 250만대를 전량 새 제품으로 교환하기로 결정했다. 출고가로 단순 계산하면 2조5천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리콜 사태에 따른 삼성전자의 실제 손실액을 최대 1조5천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갤노트7 전량 리콜 악재에도 반도체 호조로 상쇄
이에 따라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도 전분기(4조3천200억원) 보다 크게 줄어든 2조원 중후반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이를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주력인 D램 가격 하락세가 3분기 들어 완화되고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지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디스플레이 부문도 LCD 패널 가격 상승세와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호조에 힘입어 8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 에어컨 성수기 효과로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던 소비자가전(CE) 부문 역시 비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SUHD TV와 애드워시 세탁기, 셰프컬렉션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늘어나면서 7천억원대 흑자가 전망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문의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갤럭시노트7 리콜 및 판매 차질로 3분기 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하락해 전사 영업익 전분기 대비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 "반도체 부문의 경우 모바일 D램과 PC D램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비트그로스가 가이던스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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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이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모바일 제품 위주로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높아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전했다"면서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모바일 OLED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LCD 수급도 개선되는 등 전반적으로 부품 사업에서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혼란을 막고 투자자 편의를 돕기 위해 2009년부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분기실적 예상치를 발표하고 있다. 사업부문별 실적이 포함된 영업실적은 이달 말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