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i30, 내수 1만5천대 목표"...해치백 시장 키운다

'골프' 판매 중지에 독주 전망...글로벌 판매목표 25만대

카테크입력 :2016/09/07 22:00    수정: 2016/09/07 22:41

정기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5년 만에 3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신형 i30'를 내놓고 국내 해치백 시장 정상 탈환에 나섰다.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 류창승 이사는 7일 서울 반포동 가빛섬에서 열린 '신형 i30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부터 국내 시장에서 신형 i30를 연간 1만5천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30는 2007년 말 1세대 모델이 나온 이후 2008년 내수시장에서 3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국내 해치백 시장의 절대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신차효과가 꺽이며 2011년 판매량이 4천대 수준까지 급락했다. 2세대 모델이 출시된 직후인 2012년 다시 1만5천여대가 판매되며 부활이 점쳐졌지만 지난해 3천292대가 팔리는 데 그쳐 전년(6천660대) 대비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올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판매량은 1천64대에 불과하다.

신형 i30(사진=현대차)

이날 현대차가 밝힌 신형 i30의 연간 판매 목표는 지난해 판매량의 4.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2세대 모델이 인기를 끌던 2012년 수준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국내 해치백 시장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신형 i30의 내수 확대를 자신하고 있다.

현대차 곽진 부사장은 "국내 해치백 시장은 10년 전 4천대 수준에서 작년 2만9천대 규모로 7배 이상 커졌다"면서 "신형 i30는 역대 최강의 기본기로 '핫 해치(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갖춘 해치백)'의 짜릿한 드라이빙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해치백 시장이 확대된 데는 i30의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i30가 기존 해치백 모델과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확대, 적용하면서 '해치백은 실용성만 강조된 못생긴 짐차'라는 거부감도 많이 사라졌다.

류 이사는 "신형 i30의 주타깃은 세단과 SUV의 수요층 가운데 해치백의 실용성과 강력한 주행성능을 선호하는 고객"이라고 말했다.

해치백은 세단의 주행감성과 적재 공간이 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골고루 갖춰 최근 실속파 고객들의 구매가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시장 경쟁 모델이었던 폭스바겐 골프의 판매 중지에 따른 반사이익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골프의 지난해 판매량은 9천501대였다. 올 들어서도 판매 정지 직전까지 5천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골프가 재인증을 거쳐 다시 판매를 개시하게 될 때까지 사실상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골프로 넘어갔던 수요가 다시 i30로 옮겨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곽 부사장은 "i30와 골프는 국내 해치백 시장을 주도해 온 수요를 확대한 발전적 경쟁관계"라면서도 "신형 i30는 국내시장에 핫 해치의 기준을 제시하며 시장을 키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골프의 판매 정지로 국내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은 안 되겠지만 신형 i30로 해외시장에서 동급 차종을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신형 i30를 연간 25만대 판매한다는 목표다. i30는 지난 2007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183만여대가 판매됐다. 이중 해외시장 비중이 171만대가 넘는다. 특히 i30는 해치백의 인기가 높은 유럽에서는 현대차의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 차종이다. 지난해 i30의 글로벌 판매 물량 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49%, 올해 7월까지 판매량을 봐도 57%에 육박한다.

현대차 알버트 비어만 시험·고성능차담당 부사장은 "신형 i30는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가 초기부터 개발에 적극 참여해 유럽 기준에서 '핫(Hot)'한, 즉 다이나믹한 운전의 재미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 파워트레인, 승차감, 편의성, 내구성 등 모든 부문에서 실질적으로 강화된 신형 i30가 준중형 해치백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께 출시가 점쳐지고 있는 고성능 모델인 'i30 N'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류 이사는 "N브랜드는 유럽을 중심으로 해서 글로벌 전개할 계획"이라며 "국내의 경우 고성능 해치백 모델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아 시장 변화나 소비자 니즈를 면밀히 분석해 투입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최초로 신형 i30에 적용된 캐스캐이딩 그릴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현대차는 향후 전 차종에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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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장디자인실 하학수 이사는 "캐스캐이딩 그릴은 폭포수가 밑으로 떨어지며 속도가 붙으면서 간격이 모아지는 물의 형상에서 영감을 얻었다. 용광로를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상징이기도 하다"면서 "브랜드 정체성 강화와 차별화를 가져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8일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는 신형 i30는 기존 i30의 가솔린 2.0 모델 대신 동력성능과 효율성을 높인 가솔린 1.4 터보와 1.6 터보 모델이 새로 투입됐다. 여기에 엔진 경량화를 통해 연비를 개선한 기존 디젤 1.6 모델 등 총 세 가지 모델로 운영된다. 가격은 ▲가솔린 1.4 터보 2천10만~2천435만원(튜너 패키지 적용 시 1천910만원부터) ▲가솔린 1.6 터보 2천225만~2천515만원이며 ▲디젤 1.6 2천190만~2천615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