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이크로, 한국 시장 3배 이상 확대 기대"

서정열 디에스앤지시스템 대표 "연매출 300억…1천억 가야"

컴퓨팅입력 :2016/05/12 17:45    수정: 2016/05/13 11:24

성장 둔화, 실적 부진,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대형 IT업체들 사이에서 수년째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온 미국의 인텔 x86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회사는 지난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설립된 이래 타이완, 네덜란드 지사와 각지 파트너를 통해 100개국에서 900개 기업에 제품을 공급했다. 지난해 6월말 마감한 2015 회계연도 기준 연매출은 19억9천만달러(약 2조3천197억원)다. 5년전 7억2천만달러(약 8천405억원)의 2.8배, 10년전 2억1천만달러(약 2천467억원)의 9.4배 수준이다.

슈퍼마이크로는 한국 시장에서의 실적 확대에도 기대가 큰 분위기다. 지난달 '아시아로드쇼'란 이름으로 열린 국내 고객 대상 세미나에 참석한 슈퍼마이크로 글로벌 세일즈 총괄 임원이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 의지를 드러내며 이를 암시했다.

슈퍼마이크로의 의지 실현엔 13년째 슈퍼마이크로의 한국 공식 총판 사업을 맡고 있는 디에스앤지시스템 같은 파트너의 활약이 중요해 보인다. 지난 11일 서울 문래동 사무실에서 만난 서정열 디에스앤지시스템 대표는 자사의 실적 목표를 통해 한국 시장에 높게 형성된 슈퍼마이크로의 기대 수준을 달성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정열 디에스앤지시스템 대표

서 대표는 "미국 인텔 x86 서버 업체 중 IBM은 레노버에 사업을 넘겼고, HP는 감원과 기업 분할을, 델은 최고경영자가 빚 내서 상장폐지을 했다"며 "이제 글로벌 확장에 나선 중국 서버 업체들은 얼마 전까지 내수 덕분에 성장이 빨랐을 뿐, 세계 서버 시장이 블루 오션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디에스앤지시스템은) 지금 연매출이 한 300억(원) 정도 되는데, 앞으로 더 해야 한다"며 "요즘 슈퍼마이크로 본사 성장세가 가파른만큼, 한국에서도 우리가 (매출을) 더 많이, 몇 년 안에 한 1천억은 해야 한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에스앤지시스템은 2002년 설립돼 2004년부터 슈퍼마이크로 한국공식 총판 자격으로 국내에 슈퍼마이크로 제품 유통과 판매, 기술지원 사업을 벌여 왔다. 회사는 국내 정식 유통되는 슈퍼마이크로 제품 물량의 상당 비중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해도 한국총판 입장에서 연매출을 3배 이상으로 키워 달라는 솔루션 공급업체의 기대치에 맞추기가 말처럼 간단할 리 없다. 서 대표에게 한국 시장에서 그만한 급성장이 가능하겠느냐고 묻자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본사 규모가 얼마 안 될 때부터 한국에선 우리가 같이 사업을 했다"면서 슈퍼마이크로와 나란히 성장해 왔음을 강조했다.

매출을 어떻게 키울까. 다양한 고객군과 시장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솔루션을 많이 파는 시나리오가 이상적이다.

디에스앤지시스템은 슈퍼마이크로의 제품 로드맵에 충실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슈퍼마이크로 제품은 서버칩 시장 독보적 1위 인텔의 프로세서를 품은 x86 서버 아키텍처로 구성돼 있지만 그 가짓수는 업계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많다. 2015년 6월말 기준 슈퍼마이크로 공급 품목은 서버, 스토리지, 메인보드, 섀시, 전원공급장치, 주변장치 등을 포함해 4천550종에 달한다.

고객군을 더 늘려야 할까? 디에스앤지시스템은 이미 국내 대기업 계열사, 국립대학 연구실, 정부부처와 산하기관 및 연구소, 통신사, 인터넷 포털 사업자, 지방자치단체, 금융사업자 등에 슈퍼마이크로의 제품을 공급한 이력을 갖췄다. 각 고객군마다 좀더 세분화된 수요를 공략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다양한 시장에 발을 들인 상태다.

다만 올해부터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항목으로 지정돼 국외 제조사 제품 입찰이 원칙적으로 제한된, 공공부문 서버 시장 공략에 나설 의지는 희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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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중소기업청이 서버 품목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에 포함하기로 확정하면서, 일부 외국계 서버 제조사들이 제도의 헛점을 파고들어 그 시행 취지를 퇴색시킬 거란 우려가 있었다. 슈퍼마이크로나 일부 중국 제조사들처럼 부품 단위로 제품 유통이 가능한 업체가 국내 사업자와 OEM 계약을 맺고 기존 제품을 국내서 조립해 공공 시장에 납품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었다.

서 대표는 공공 서버 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의향은 없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애써 우회 진입해야 할만큼 매력적인 시장도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다 부품 사서 조립하는 것뿐인데, 애초에 국산 서버라는 게 있느냐"며 "공공 쪽은 (납품 과정 참여 업체 몫으로) 남는 게 거의 없고,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하기 위해 들어가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커서, 진입하더라도 사업적 이점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