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1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갤럭시S7과 프리미엄 생활가전 판매 호조 덕분에 나란히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 업체들은 실적 전망이 밝지 못하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는 1분기 적자 전환이 점쳐지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에 SK하이닉스도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갤럭시S7과 G5 조기 출시 효과로 카메라 모듈과 배터리, 지문인식과 모바일 결제 모듈 등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 업체들의 실적에는 훈풍이 불 전망이다. 다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보수적인 재고관리와 부품 단가 인하 움직임에 스마트폰 부품 외 주력 사업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스마트폰 신제품 인기 만큼 완제품 업체 만큼의 실적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14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치에 따르면 지난 분기까지 1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지난 분기 6조3천418억원의 매출과 1천1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할 것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 분기 약 2천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S7 패널 공급이 확대되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흑자폭을 늘렸지만 LCD 패널 단가 하락에 더불어 신공정 도입에 따르면 수율 하락 여파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천7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7% 감소할 전망이다. 매출액 컨센서스도 3조8천5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감소가 예상된다. 비수기 영향과 수요 둔화 여파에 원가 경쟁력 개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마이크론이 최근 적자를 기록하고 SK하이닉스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1분기 2조5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나홀로 선방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983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시작 이후 1분기 성적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D램과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미세공정 우위를 통한 압도적인 원가경쟁력에 갤럭시S7 효과로 시스템LSI 사업부 수익성도 호조세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대기업 부품 계열사들의 1분기 실적 전망도 대체로 밝지 않다. 갤럭시S7 조기 출시 효과가 일부 반영되기는 했지만 재고관리가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다 스마트폰 외에 주력사업에서도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수준의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완제품 제조사들이 4월 부품 추가발주에 나서면서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SDI는 지난 1분기 4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S7 출시 효과로 소형전지 부문 영업손실이 크게 줄면서 전분기 808억원 대비 손실폭은 줄겠지만 중대형 2차전지 사업의 경우 중국 전기버스 보조금 정책 변화 등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기는 지난 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인 725억원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증권사들은 1분기 삼성전기 영업이익이 600억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갤럭시S7에 탑재되는 카메라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무선충전 모듈 공급이 확대되면서 고부가 제품 출하량이 늘었지만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갤럭시S7 실제 소비자 판매량이 반영되는 2분기 이후 영업이익이 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1분기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시장에서 전망하는 예상 매출액은 5조498억원, 영업이익은 4천6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정보전자 소재와 2차전지만 놓고 보면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애플 수요 급감으로 카메라모듈 등 광학솔루션 부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LG이노텍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3천660억원, 영업이익은 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스마트폰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사들의 실적은 대체로 호조가 예상된다.삼성전자가 갤럭시S7을 예년보다 한 달 이른 3월 조기 출시하고 초기 판매량도 호조를 보이면서 부품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져 실적 개선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플래그십 모델 판매가 늘면서 삼성페이, 무선충전, 듀얼카메라 모듈 등 고부가 제품들 수요가 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파트론은 고화소 제품 비중이 늘면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천280억원과 220억원으로 14%, 16%씩 증가할 전망이다. 방수방진 부자재를 생산하는 서원인텍은 갤럭시S7 효과로 관련 매출이 늘면서 지난 1분기 매출 1120억원, 영업이익 6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3%씩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메탈 스마트폰 필수 부품인 감전소자와 삼성페이 안테나, 안테나에 부착되는 페라이트 시트를 공급하는 아모텍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99억원과 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2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감전소자가 채택되고 무선충전 관련 NFC 안테나 사업도 사상 최대 매출액을 경신할 전망이다. 삼성페이 기능이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확대되면서 핵심 소재 매출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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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5 메탈케이스를 공급한 아이엠텍은 올해 초 상장 이후 첫 실적 공개에서 618억원의 매출과 7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G전자가 G5에 처음으로 풀메탈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성장세가 눈에 띄게 증가할 전망이다. G5에 지문인식 모듈을 공급한 크루셜텍은 1분기 매출이 984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늘고 영업이익도 85억원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부터는 G5 물량이 본격화되고 중국 고객사들의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효과도 반영되면서 지문인식 모듈 탑재가 늘어나 실적이 향상될 전망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7의 출시가 1개월 이상 앞당겨지면서 관련 부품 업체들의 부품 납품개시일 또한 1개월 이상 빨라지고 1분기와 연간 예상판매대수도 상향 조정됐다”면서 “더구나 1분기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뤄진 것까지 감안하면 갤럭시S7 관련 부품업체들의 실적모멘텀이 여느 때보다 강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