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투오프라인(O2O) 서비스 시장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수익 기반을 확실하게 만들기가 만만치 않고, 대기업들까지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해 사업을 계속하기 힘들어하는 O2O 스타트업들이 나오고 있다.
가사도우미를 앱으로 부를 수 있는 O2O서비스 홈클도 얼마 전 문을 닫았다.
기존 홈서비스 시장의 불편한 점을 해결하고, 경력단절여성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자 야심 차게 이 사업을 시작했던 홈클은 수익성 악화와 기존 엔젤투자자로부터 받은 운영자금 고갈, 투자유치 지연 등의 이유로 서비스를 접었다.
홈클은 서비스 시작 초반에만 해도 여러 대기업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가사도우미 서비스는 집 안에서 이뤄지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다방면의 DB를 얻을 수 있는 알짜 사업이라고 할 수 있고, 더불어 이러한 서비스는 가정에서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소비자들과 연결해주는 거대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사도우미 서비스 하나에 여러 부가 서비스들을 붙이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에 홈클은 추가 투자를 유치하면서 사업을 키워나가려 했지만 뜻대로 일이 안풀리면서 중도하차를 하게 됐다.
앞서 지난 1월 콜택시 스타트업인 리모택시도 폐업을 결정했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O2O 서비스는 키워드였다. 아이디어를 갖고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를 받는 O2O 스타트업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형 회사들이 O2O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투자 받기를 원하는 스타트업의 사업 아이템이 카카오 등이 현재 고려하고 있는 사업인지 아닌지 먼저 가려내려고 한다"라는 분위기도 전했다. 대기업들과의 경쟁이 상수가 되면서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에게 비전을 설득하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홈클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O2O사업은 소비자와 접점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야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단계별로 투자를 받지 못할 경우 지속 가능성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O2O 서비스는 단순히 온라인 사업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라며 "배달이나 세탁, 홈서비스, 꽃배달 등의 O2O 서비스는 물류나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가 지속적으로 들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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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대형 업체들의 O2O 서비스 시장 진출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네이버 등도 O2O를 주목하고 있다. O2O 스타트업이 주목을 끌기가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O2O 스타트업이 투자를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좀더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VC 관계자는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O2O와 아닌 O2O가 나뉘어 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시리즈A단계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으나, 시리즈B는 웬만큼 매출 증가세를 보여주지 않는 이상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