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SW)와 솔루션 관련 국내외 스타트업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스마트카부터 모바일 결제, 스마트헬스,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교육 등 미래 유망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이는 혁신 기술과 인재, 벤처문화 수혈을 통해 강력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까지 확장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수한 '스마트싱스'와 '루프페이'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투자와 별개로 사내벤처 창업도 장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를 통해 스핀오프(분사)한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5일 삼성전자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출자한 회사 수는 지난 2014년 255개에서 275개로 늘어났다. 특히 '예스코(YESCO)', '빈리(Vinli)' 같은 해외 스타트업들이 새롭게 합류했고, '이놈들연구소'나 '솔티드벤처'처럼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C-Lab)을 통해 스핀오프된 벤처기업들도 대거 포함됐다. 특히 모바일이나 IoT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주류를 이룬다.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13년에 도입한 사내 창의아이디어 육성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처럼 사내 벤처 창업을 독려하고 분사시키고 있다.
삼성이 후원하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도 이를 본따 만든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 C랩을 운영해 1기와 2기 졸업생들을 냈다. 현재 3기 스타트업들이 입주해 있다. 선발되면 6개월 간 입주해 창업에 필요한 전 과정을 지원받고 투자 연계와 해외 진출 지원에 도움을 받는다. 사내 프로그랩을 통해 발전시킨 아이디어를 사업화 하기 위해 직접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C랩에 입주한 사례도 있다.
첫 스핀오프 사례로 신체 일부를 활용해 통화음이 잘 들리게 하는 '팁톡(Tip Talk)'을 개발한 이놈들연구소와 개인 보행자세를 모니터링하고 교정을 돕는 스마트신발 '아이오핏(IoFIT)'을 개발한 솔티드벤처는 각각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6과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MWC 2016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또 원격진료 서비스 업체 '이투이헬스', 피트니스 시장과 광고를 결합한 '워크온(WalkON)' 서비스를 개발한 '스왈라비, 신개념 디지털 디바이스와 소재 개발업체 '스케치온'도 모두 삼성전자 사내벤처에서 출발한 신생 스타트업으로 스핀오프 된 후 C랩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삼성그룹의 벤처투자전문 계열사 삼성벤처투자(SVIC)를 통해 투자를 받고 있다.
이밖에 악기 연주를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잼이지’, 모바일 기기 내 원하는 기능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블루핵’, 광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헤드업디스플레이(HUD) 개발업체인 ‘에픽옵틱스’도 C랩 입주 기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랩을 통해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과제를 진행했으며, 70여개는 개발이 완료됐고, 일부 과제는 사업부로 이관돼 상품화를 목표로 후속 개발이 진행 중”이라며 “외부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 9개는 지난 8월과 11월, 임직원들이 직접 스타트업을 설립해 독립적인 경영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16일까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음악·기술 페스티벌 SXSW 2016에서는 임직원 창의프로젝트인 C랩 우수 과제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C랩에서 개발하고 있는 과제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링크', '웰트', '팁톡'을 전시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6에 이어 두 번째다. 전시회 참관객에게 먼저 선보여 시장 반응을 미리 살펴보고 향후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건강관리 솔루션 개발 업체 ‘와이유헬스’, 기업과 소상공인의 제휴를 돕는 웰컴 서비스를 운영하는 ‘지텐션’, 노트북용 터치스크린 업체 ‘지투터치’, 스마트폰으로 TV나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홈네트워크시스템 개발업체 ‘고퀄’, 미술교육용 전자팔레트 개발 업체 ‘구니스’, 의료용 특수 모니터 제조사 ‘코제’도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투자받았다.
삼성전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스타트업 인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뛰어난 혁신 기술과 제품, 인재, 벤처문화를 수혈받고 있다. 분야 역시 스마트카부터 원격진료, 프린팅, 모바일 결제 등 다양한 솔루션을 아우른다.
지난해 6월 삼성벤처투자는 콕스오토모티브, 콘티넨털ITS, 에스틸리그룹 등과 함께 미국 스마트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체 빈리(Vinli)에 650만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의 헬스케어 업체 웰독(Welldoc)에 2천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웰독은 모바일로 의사에게 처방을 받고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당뇨관리서비스 '블루스타'(BlueStar)를 출시한 업체로, 삼성 S헬스와 결합을 통해 개인 맞춤형 당뇨병 관리 솔루션 출시 같은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미국 상업용 디지털사이니지 전문 업체 예스코(YESCO)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1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B2B 디스플레이 사업은 2008년부터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를 앞세워 옥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LED 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인수한 예스코를 활용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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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해 1월에는 브라질 브라질 프린팅솔루션 전문업체 심프레스(Simpress)를 인수했고, 지난해 2월 ‘루프페이(LOOP Pay)’를 인수한 후 6개월 만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내놨다.
이와 함께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 6월 퀀텀닷(양자점) 소재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나노시스(Nanosys)에 두 번째 투자를 집행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현지에 서버용 반도체 스토리지 시스템 제조 및 판매업체 '스텔루스 테크놀러지(Stellus Technologies)를 설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