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잡은 이세돌, 흑백 조화 보여줄까

"백 잡을 때 더 강한 알파고" 이겨낼지 관심

인터넷입력 :2016/03/15 10:25    수정: 2016/03/15 11:1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5차전은 인간의 능력을 증명할 중요한 일전이다.”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 간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 드디어 종착점에 다다랐다. 두 선수는 15일 오후 1시부터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최후의 일전을 벌이게 된다.

다섯 차례로 예정된 이번 대국의 승자는 이미 판가름났다. 알파고가 첫 세 판을 내리 이기면서 우승 상금 100만 달러를 이미 확보했다.

승부는 결정났지만 5차전이 갖는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4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한 이세돌 9단이 연속해서 ‘알파고의 약점’을 예리하게 파고 들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세돌 9단.

■ 알파고, 바둑 색깔따라 기력 차이 맞나

하지만 더 큰 의미는 따로 있다. 관전 포인트는 이세돌 9단이 불리한 줄 알면서도 선택한 ‘흑’ 선수 전략이 통할 수 있을 지 여부.

미국의 디지털 문화 전문 매체인 와이어드는 이세돌 9단이 흑을 잡고도 승리할 경우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 입장에서도 이번 대국은 중요할 전망이다. 그 동안 거론됐던 알파고의 약점이 사실인지 여부를 알아보는 가늠자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이 4국에서 둔 78수(붉은 표시)는 승부를 가른 신의 한 수였다. 하사비스도 이 수를 둔 이후 알파고가 실수를 연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와이어드 기자는 3번 대국이 끝난 직후 그 문제를 질문한 적 있다고 밝혔다. 당시 와이어드 기자는 데미스 하사비스와 함께 알파고의 양대 주축인 데이비드 실버에게 “알파고가 돌 색깔에 따라 경기하는 것이 다르냐”고 질문했다.당시 데이비드 실버는 “그 판단은 프로 기사에게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고 와이어드가 전했다. 이세돌 9단이 이번 대국에서 ‘흑’을 선택한 것이 더 흥미를 끄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와이어드는“이세돌 9단이 이번 대국에서 흑을 선택한 것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면서 “만약 그가 불리한 상황에서 승리할 경우 박수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국은 시작 전엔 이세돌 9단이 한 수 가르쳐주는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두껑이 열리면서 알파고는 연이어 '신의 수'를 두면서 많은 사람들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세돌 9단이 지난 13일 거둔 승리는 '막강한 인공지능'에 맞선 인간의 승리로 큰 감동을 선사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오히려 인간인 이세돌 9단이 '학습'하면서 알파고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 "흑과 백의 완벽한 조화" 해낼까

5차전은 이제 그 학습이 '흑'을 잡을 때도 통할 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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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카트니의 명곡 '에보니 앤 아이보리'는 흑백의 조화를 노래한 곡으로 유명하다. 그 노래는 "흑과 백이 완벽한 조화 속에 살아간다(Ebony and ivory live together in perfect harmony)"는 가사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남겨줬다.

이세돌의 5차전도 비슷한 맥락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와이어드 역시 "이세돌이 5차전에서도 승리할 경우 ‘인간과 기계’간의 더 큰 승부는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