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중국 정부와 손잡고 현지에 서버 칩 설계 및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2년전 시작한 서버 프로세서 시장 진입을 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퀄컴은 중국을 세계 2위 규모의 서버 기술 시장으로 파악 중이다.
퀄컴은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차이나내셔널컨벤션센터'에서 공식행사를 열고 자본금 18억5천만위안(약 3천400억원)으로 설립된 합작사 출범을 공식화했다. 합작사 지분 55%는 중국 구이저우(Guizhou)성 지방정부 산하 투자기관 소유다. 퀄컴의 자회사가 나머지 45%를 갖는다.
합작사는 '구이저우 화신통 세미컨덕터 테크놀로지(Guizhou Huaxintong Semi-Conductor Technology Co., Ltd.)'라는 공식 명칭으로 소개됐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서버칩셋 기술을 설계, 개발, 판매하는 활동에 초점을 둘 예정이다.
이날 퀄컴 측에선 스티브 몰렌코프 최고경영자(CEO)와 데렉 아벌 사장, 이밖에 다른 고위 임원들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선 공산당 구이저우지방위원회의 천민얼 (陳敏? , Chen Min’er) 서기를 포함한 관료들이 자리했다.
아벌 사장은 합작사 설립 발표 현장에서 자사 행보를 "중국에 대한 투자 및 중국과의 협력 수준을 한층 강화하는 것"이라 자평하고 "우리는 합작사에 재정적 투자뿐만 아니라 우리 서버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도 제공해 연구개발 프로세스와 전문성 확보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 데이터센터그룹 총괄매니저인 어낸드 챈드라세커 수석부사장은 "이 서버 기술 합작사는 퀄컴과 우리의 구이저우 파트너를 위한 윈윈 시나리오이며 중국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분야의 기회를 함께 좇는 양측에 상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퀄컴의 공식발표 내용에 따르면 중국 측은 퀄컴과의 서버칩기술 부문 협력에 대해 현지 산업전망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집적회로(IC) 산업발전 과제에 중요한 진전이라 자평하며 구이저우 지역에서 IC산업 발전을 위한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퀄컴 측은 합작사 법인 등록지인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안신구(?安新?, Guian New Area)는 빅데이터 산업 발전 기지로 추켜세우며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모바일 등 주요 기업의 서버 250만대 이상을 밀집한 그린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두게 될 자리라고 언급했다.
퀄컴은 합작사 설립을 구이저우성 인민정부와의 전략적 협력 일환이라 강조하고, 현지 투자활동을 수행할 투자회사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2년전에도 퀄컴이 중국에 투자한 사례가 있다. 미국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7월 퀄컴은 모바일기술 솔루션에 초점을 맞춰 현지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펀드를 1억5천만달러(약 1천8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서버칩 프로세서 시장을 향하는 퀄컴의 행보 역시 2014년 시작됐다. 지난 2014년 11월 데이터센터용 저전력 칩을 개발 중이라며 서버칩 시장에 진입할 뜻을 밝힌 것. 모바일 시장의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인텔이 장악한 기업용 서버 및 데이터센터 시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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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서버 프로세서 기술은 인텔 x86 아키텍처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퀄컴의 주무대는 모바일용 ARM칩 시장이다. ARM 설계 관련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는 ARM홀딩스는 오는 2020년까지 서버칩 시장 점유율 20%를 갖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고, AMD같은 파트너가 최근 서버시장을 겨냥한 ARM칩 양산을 시작한 상황이다.
HPE같은 글로벌 1위 서버 제조사는 ARM기반 서버 제품을 실제 공급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전문 서버업체가 아닌 임베디드리눅스 전문업체 FA리눅스에서 지난 2014년 틈새시장을 겨냥한 ARM칩 기반 서버 장비를 제품화했으며, 지난해 ARM서버 기술업체 엑세스주식회사가 'V랩터'라는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