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레이저를 이용해 상온에서 산화된 금속나노 와이어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고 반복 사용할 수 있는 재활용 공정을 처음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고승환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한승용 미국 일리노이대 박사 등이 전자 소자의 전극과 활성물질을 레이저를 이용한 단일 공정으로 제작 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12일 밝혔다.
특정 금속들은 상온이나 고온의 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산화된다. 산화된 금속은 원래와는 확연히 다른 성질을 가지는데 대표적인 것이 전기 전도성을 잃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얼마 전까지 산화된 금속은 전극으로써의 가치가 없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속산화물이 오히려 고유의 특성과 상온에서의 안정성으로 인해 다양한 센서 및 반도체 소자에 활용될 수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이로 인해, 특정 기체나 진공하에서 복잡하게 이뤄져 왔던 기존 방법에서 벗어나 금속산화물을 원래의 금속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공정의 개발이 필요했었다.
연구팀은 환원제가 묻어있는 산화금속(본 연구에서는 산화구리) 나노와이어 박막에 레이저빔을 집중적으로 쪼여 레이저의 광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면서 산화금속의 전자가 갖는 에너지도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자의 에너지가 계속 증가해 어느 선을 넘게 되면 환원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이번 공정에서 사용된 환원제는 광열에너지에 의해 금속산화물의 산소와 결합하여 H2O(물)를 생성하고 금속이온을 다시 금속으로 분리해냈다.
이번에 개발한 공정은 레이저를 이용해 나노물질을 가공하거나 재활용하는 원천기술이 될 수 있다. 이를 환원시켜 재활용한 금속이 다시 산화되면 공정을 반복해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개발된 공정을 이용해 구리산화물 기반의 전자 소자를 만들면, 구리 및 구리 산화물이 현재 소자 재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금, 은 보다 100배 가까이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적인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태양전지, 배터리, 슈퍼커패시터 등의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특히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극 및 활성물질을 단 한 번의 공정으로 제작 할 수 있어 구리 기반 소자 제작의 가격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서울대 고승환 교수와 미국 일리노이대 한승용 박사, 카이스트 양민양 교수, 금오공과대 강봉철 교수 등 서로 다른 분야 연구자 간의 활발한 연구교류를 통해서 성공적으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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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환 교수는 “전극과 활성화 물질을 동시에 상온에서 쉽고 빠르게 원하는 모양으로 구현 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이번 연구 성과를 더욱 발전시켜 금속산화물을 전자 소자 제작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공정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지원됐으며,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 9월 15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