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은행, 증권사 등과 협력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돕는 발판이 마련된다. 금융위원회, 주요 은행 및 증권사 등이 참여하는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과 관련 실무협의회가 꾸려져 구체적인 표준안 마련에 나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오픈플랫폼이 구축된다.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이 플랫폼이 제공하는 오픈API를 통해 은행, 증권사 고객들의 전계좌조회, 계좌잔액조회, 거래이력 등에 대한 정보를 받아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는 중이다. 이와 병행해 구축될 예정인 테스트베드는 핀테크 서비스가 실제로 은행, 증권사가 제공하는 정보와 연동해서 오류없이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14일 금융위원회, NH농협, 우리은행 등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는 각각 실무협의회를 마련해 현재까지 두 차례 회의를 진행, 오픈API에 담을 내용과 수수료를 어떻게 할 지 등에 대한 세부사항을 논의 중이다.
은행권 실무협의회에는 시중은행 17곳과 금융위, 은행연합회,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 등이 참여한다. 여기에는 핀테크 스타트업들 중 슈퍼스트링, 스노우화이트, 레몬트리 등이 함께 참여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전자금융과 관계자는 "오픈플랫폼은 전체 금융권이 공동으로 제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마련될 것"이라며 "은행이 저마다 다른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듯이 공동 오픈플랫폼을 기반으로 각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직 논의 초기단계인 시점에서 거론된 것은 수수료를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다. 핀테크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는 수수료 없이도 오픈플랫폼을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무료로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오픈플랫폼을 구축, 운영하는데 비용이 드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금융권-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윈윈할 수 있지만 당장은 수수료를 안 받고 무료로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융권 공동 오픈플랫폼이 구축된다고 하더라도 이와 병행해 은행별, 증권사별로 차별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에서 자체 구축예정인 'NH핀테크 오픈플랫폼'과 함께 금융권 공동 오픈플랫폼 구축 사업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 김봉규 차장은 "금융권 공동 오픈플랫폼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각 금융사별 차별화가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NH농협은 5월부터 자체적인 오픈플랫폼을 구축해 핀테크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API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김 차장은 "과거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도 공통 플랫폼으로 먼저 시작했으나 각각 차별화를 위해 다른 플랫폼으로 갔던 것처럼 (금융권 공동 오픈플랫폼을 통한) 활성화가 우선일지라도 결국 차별화가 병행돼야 금융권들이 투자 할 만한 이유를 찾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모바일 메신저, 핀테크 플랫폼으로 진화2015.09.15
- 한국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얼마나 혁신적일까?2015.09.15
- 자산관리도 로봇이 전문가 대체할까?2015.09.15
- NH농협, 디지털 금융 플랫폼 전략 가속2015.09.15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은 새롭게 서비스 중인 모바일은행인 '위비뱅크'를 통한 중소상공인 대상 비대면 중금리 대출 외에도 API를 공개해 핀테크 스타트업이나 다른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은행이 자체 오픈플랫폼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우리은행 ICT지원센터 홍승준 과장은 "위비오픈플랫폼은 아직까지는 테스트를 위한 용도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