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 업계에서 기존 IP(지적재산권)의 다양한 활용이 눈에 띈다. 기존 인기 게임 IP를 기반으로 만든 신작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는 성공한 IP를 다각도로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면서 기존 IP의 생명력을 연장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란 분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모바일 게임 업계 진출을 선포한 닌텐도 등 다양한 업체들이 최근 이 같은 IP 사업에 뛰어들었다. 닌텐도의 예처럼 콘솔, 온라인 등에서 성공한 IP로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에 나서는 게 주를 이룬다.
닌텐도는 지난달 17일 디엔에이(DeNA)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닌텐도가 보유하고 있는 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이 양사 제휴의 핵심이다.
이 같은 결정은 닌텐도가 최근 겪고 있는 콘솔 게임 시장에서의 실적 악화에 따른 것이다. 닌텐도는 주 제품군 위(Wii)와 닌텐도 3DS의 판매 부진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이에 콘솔 게임 시장에만 집중한다는 기존 고집을 꺾고 보유 IP를 활용해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 신규 수익원을 발굴한다는 새로운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반은 닌텐도가 보유하고 있는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 등의 다양한 유명 IP가 어떤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할 지 벌써부터 기대하는 분위기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역시 타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 2월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 대표 권영식)와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 양사가 함께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한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 ‘블레이드앤소울’, ‘리니지’, ‘아이온’ 등 엔씨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인기 게임 IP들이 넷마블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가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한빛소프트(대표 김기영)는 IP 사업으로 신생 개발사들과의 상생을 도모한다. ‘오디션’과 ‘FC매니저’, ‘미소스’, ‘헬게이트’, ‘에이카’ 등 온라인 게임 5종이 재료가 된다. 한빛소프트는 스타트업 개발사에 이들 5종 게임의 그래픽 리소스 일체를 제공하고 데이터베이스 툴 등 자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13일 현재 이를 통해 더원게임즈(대표 김문규), 드림위즈게임즈(대표 유문수), 피벗게임즈(공동대표 이윤미, 류승호)가 ‘헬게이트 모바일(가칭)’, ‘미소스 모바일(가칭)’ 등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인기 IP를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는 사업 모델은 이미 웹젠(대표 김태영)을 통해 성공이 입증됐다. 웹젠은 온라인 게임 ‘뮤 온라인’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전민기적’으로 중국에서 높은 성과를 맛 봤다. ‘전민기적’은 지난해 12월 중국에 출시돼 최근까지 평균 월 매출 2억 위안(한화 약 351억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은 국내에서도 출시 준비 중인 상황. 지난 2일부터 시작한 사전예약 이벤트가 하루 만에 신청자 2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국내 이용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처럼 플랫폼을 옮겨가는 것 외에 모바일 게임 IP를 모바일 게임에 다시 활용하는 예도 있다. 최근 IP 사업 시작 소식을 알린 파티게임즈(대표 이대형)가 대표적이다.
파티게임즈는 서비스 중인 게임들의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첫 타자는 ‘숲 속의 앨리스’다. 파티게임즈는 ‘숲 속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 미니언을 활용해 캐주얼 게임 ‘미니언즈 점프’를 선보일 예정이다.
파티게임즈는 ‘미니언즈 점프’를 시작으로 향후 역량 있는 스타트업 개발사와의 협업, 사내 게임 동아리 운영 등을 통해 참신한 게임들을 출시하겠다는 계획. 자사 게임 IP의 저변 확대를 예고한 파티게임즈가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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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최근 게임 업계 내 IP 사업에 불이 붙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게임사들이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에 몰두하는 것은 신규 IP로 성공하는 게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라는 것.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성공적인 IP 사업의 예가 연이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IP 사업은 기존 인기 IP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들이 결국 기존 IP의 변주에 그친다는 점은 안타깝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