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달 터진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고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응조치를 예고하면서 이번 사건은 미국과 북한간 미묘한 정치이슈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FBI는 19일(현지시간) 사건 조사 발표를 통해 이번 해킹은 사이버 공격이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인지를 보여준다면서 북한의 행동은 미국 기업들에게 심각한 위협을 가했고 미국 시민들이 가진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고 주장했다.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FBI는 내부 조사 결과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은 북한 소행이라는 충분한 정보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해킹에 쓴 공격 소프트웨어 유형이 과거에 북한이 사용했다고 알려진 것들 중 하나라는 것이었다. FBI는 또 공격에 사용된 툴도 과거 한국 은행과 미디어들을 공격할때 북한이 썼다고 알려진 것과 유사하다는 점, 북한이 과거 사용한 인터넷 주소들이 포함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 달 발생한 소니 해킹 사건은 김정은 암살 사건을 다룬 영화 ‘인터뷰’ 때문에 발생했다. 이 영화 개봉에 반대하는 해커들이 소니의 시스템을 해킹한 뒤 기밀 정보를 무차별 유출한 것.
'평화의 수호자(Guardian of Peace, GOP)'라는 해킹그룹은 소니를 상대로 영화를 개봉하지 말 것을 요구하면서 소니픽처스를 해킹, 내부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개봉예정이었던 영화들을 유출시키는가 하면 임직원들에 대한 개인정보와 연봉정보, 헐리우드 유명 배우들의 정보, 내부에서만 관리하던 임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정보까지 훔쳤다.
특히 해커들이 영화 개봉을 강행할 경우 극장에도 테러를 가할 수도 있다고 협박하면서 사태가 급격하게 악화됐다. 결국 미국 주요 극장 체인들이 상영 거부 쪽으로 입장 선회를 하자 소니도 개봉 포기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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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경 때문에 해킹 사고 발생 직후부터 배후에 북한이 개입돼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소니가 상탄절 인터뷰 개봉을 취소한 것에 대해 적절치 못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