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입사 전략 어떻게 바꿔야 하나

지원 직무의 전문성 강화하는 게 최선일 듯

일반입력 :2014/11/05 14:35    수정: 2014/11/05 14:54

송주영 기자

삼성이 내년 하반기부터 채용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새로 직무적합성평가를 하겠다는 게 골자다. 입사 희망자한테는 좀 더 까다로워졌다는 게 중론이다.

삼성이 새 평가제를 도입한 건 실제 직무에 맞게 적절한 인력을 다양하게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단순 스펙'보다는 '필요한 스펙'을 중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입사 지원자들의 준비 방법도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입사 후 직원들의 업무성과를 분석한 결과 직군별로 성과를 내게 한 요인이 달랐다”며 채용 제도 변화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채용 제도 변화의 골자는 SSAT 시험→면접 순으로 진행된 기존 전형방식에 직무적합성평가를 추가한다는 것이다. 이 평가는 SSAT 시험 이전에 실시된다. 면접도 바뀐다. 기존에는 실무, 임원면접 두 단계로 끝났으나 '창의성면접'이라는 것이 새로 추가된다.

결과적으로 입사 희망자는 지원 직무에 대한 강점을 부각시키는 게 더 중요해진다는 이야기다.

이를 테면 기존에는 학점 4.5점 만점에 평점 3.0만 넘으면 SSAT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졌다. 그런데 새 제도가 시행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연구개발, 기술, 소프트웨어 직군 등을 희망하는 이공대생들은 평균학점 외에 전공과목 학점을 더 높이는 데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은 새로 도입할 직무적합성평가에서 전공과목 중심의 학점을 평가할 계획이다. 전공과목의 난이도와 학점을 고려해 가점을 주는 방식이다.

이준 팀장은 그러나 평가 기준에 대해 “(계열)회사별로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공학계열이라고 해도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SDI, 전기 등 계열사가 요구하는 능력, 역량에 따라 평가기준이 정해지게 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구개발, 기술직군은 직무적합성평가를 통해 가점이 주어지고 SSAT 결과 등을 종합해 선발하게 된다.

이준 팀장은 또 “소프트웨어 직군은 프로그래밍 역량 테스트를 도입했다”며 “코딩, 알고리듬 능력이 우수한 지원자를 선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직군은 특히 SSAT 대신 코딩, 알고리듬 능력을 검증받게 된다. 일정 시간을 주고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는 형식의 전형이 도입될 전망이다.

영업, 경영지원직군은 학점 못지 않게 '직무 에세이'가 중요하다.

직무 에세이는 단순 글재주가 아니라 콘텐츠를 본다. 영업직무는 리더십, 팀워크, 사교성 등에 대한 적합성을 갖추고 있는지,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를 서술하면 된다.

한편 삼성그룹이 직무적합성평가가 채용과정에 추가되면서 서류전형이 부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개발, 기술, 소프트웨어직의 경우는 학점도 평가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준 팀장은 “대학별 차이는 두지 않는다”며 “전공과목이나 기초과목 등에 대한 평가이므로 통상적인 의미의 스펙을 평가하는 서류전형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직무 중심 채용제도 개편안은 SSAT 도입 역사가 20년으로 길어지면서 이를 준비하기 위한 사교육 시장이 등장하는 등 폐해를 없애기 위한 방안으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올해 초 총장추천제, 찾아가는 채용 등 SSAT 이전 평가를 위해 채용제도 개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중 총장천제가 대학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난여론에 부딪히며 채용제도 개편한은 무산된 바 있다.

관련기사

삼성그룹이 10개월만에 다시 내놓은 채용제도는 내년 하반기 즉 2016년 졸업예정자, 이전에 졸업한 취업준비생들에게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바뀐 채용제도를 내년 하반기부터 3급 대졸 공채 선발에 적용한다. 4급 고졸 신입사원 선발 채용제도 적용 여부에 대해 이준 팀장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