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사물 인터넷 활용한 장어 양식장

SKT, IoT 기반 시범 서비스 운영중

일반입력 :2014/08/31 13:18    수정: 2014/09/01 10:57

<고창=박수형 기자>SK텔레콤이 사물인터넷 기술로 장어 양식에 나선다. 양식장 규모를 고려한 새로운 방식의 근거리 통신 시스템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양식이 까다로운 장어의 폐사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전라북도 고창군 소재 장어양식장에 IoT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상용화를 앞두고 시스템 검증을 위한 시범서비스 중이다.

중소기업 디비가 개발중인 시스템과 SK텔레콤의 LTE 및 WCDMA 네트워크 외에도 스마트 유틸리티 네트워크(SUN)를 뒷받침하는 칩셋 개발사 엠티스 등이 중소기업청, 민간 양식장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다.

SK텔레콤이 고창에 시범 서비스를 진행중인 스마트 양식장은 장어를 양식하는 곳이다. 장어는 일반 어류에 비해 환경에 민감하고 폐사율도 비교적 높은 편. 이 때문에 수온, 산소량 등을 비롯한 양식장 상태를 수시로 관리해야 하는데 이를 IoT 기술로 간편하게 했다.

■ 장어 수조, 3개 센서로 항시 관리

국내 장어 양식장이 대부분 채택한 방식은 고밀도 순환 여과 방식으로 직경 6미터 수준의 수조 안에 수만 마리의 장어 치어 또는 성어가 자라고 있다. 여과조를 지속적으로 정화해야 하고 장어 생육 환경에 절대적인 조건을 갖춰야 한다.

SK텔레콤이 고창에 구축한 스마트 양식장 시스템에서 체크하는 요소는 ▲수온 ▲수중산소량 ▲수소이온화농도(pH) 등이다. 좁은 곳에 장어가 모여 살기 때문에 수온과 pH 농도는 절대적이다.특히 산소량은 장어 양식에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조건이다. 수중 산소 농도가 조금만 낮아지면 집단 폐사로 이어져 수억원대의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현재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인 고창 양식장도 같은 경험을 수차례 했다고 한다. 이에 누군가는 항상 양식장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산소 농도를 확인해야 했는데, 이제는 센서가 대신하고 있는 것.

수조마다 설치된 수질계측기는 24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조별 데이터를 모으는 게이트웨이로 전송된다.

■ SUN 방식으로 양식장 모든 수조 데이터 취합

수질계측기와 게이트웨이는 SUN 방식으로 연결된다. SUN은 최근 표준화 기술로 인정을 받고 SK텔레콤이 차세대 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으로 집중하고 있는 기술이다.

최근 철도기술연구원과 차량관리시스템이 적용키로 했는데, 기차 전체 길이를 커버리지로 둘 수 있다. 근거리 무선통신이란 말보다 중거리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이유다.

SUN은 900MHz 대역의 주파수를 일부 이용한다. 2.4GHz 대역을 이용하는 지그비보다 와이파이니 블루투스 등에 의한 간섭 현상이 적고 커버리지는 100m에서 10배 가량 넓은 1km에 달한다.SK텔레콤 관계자는 “SUN에 연결된 센서가 전력이면 스마트그리드, 가츠면 가스검침계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며 “칩셋을 작게 만들면 손톱 크기까지 가능해 넓은 커버리지와 우월한 데이터 송수신 외에도 보다 다양한 범위에 적용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수조에서 모인 실시간 데이터는 양식장 내에 설치된 게이트웨이로 모인 뒤 SK텔레콤의 개방형 IoT 플랫폼으로 전송된다. IoT 플랫폼으로 데이터가 옮겨질 때는 LTE 방식을 택한다. 이에 게이트웨이는 두가지 이상의 통신 모듈을 갖추게 된다.

■ 양식장 수조 정보, 실시간으로 손 안에서 확인

양식장에서 센서로 계측된 모든 정보는 스마트폰 앱이나 PC 상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양식장 관리인이 자리를 잠시 비우거나 인력 비용을 줄이는 등 사물인터넷 기술이 장어 양식에 도움을 주는 부분이다.

양식장 관계자는 스마트 양식장 도입 이전까지 자리를 뜰 수도 없었다고 전했다. 언제든 수조 옆에 붙어 감시해야 했지만, 수조에 이상이 생겼을 때 스마트폰 알람을 통해 기존보다 빠르게 장어 양식 환경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게이트웨이가 중앙 서버로 전송한 데이터를 모바일이나 PC 환경에 맞게 실시간 정보를 다시 보여줘 가능해진 것이다.

게이트웨이와 IoT 플랫폼 간 무선통신 연결은 이중화 구조를 통해 통신 두절을 우려할 필요도 없다. 이를테면 LTE 망으로 데이터가 전송되지 않더라도 3G 망을 통해 양식장은 항시 관리 체계 안에 놓이게 된다.

■ 통신 기술이 장어 양식까지…ICT노믹스 본격 행보

IoT 기반 양식장 관리시스템은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시범 서비스 이후 전국 약 450여개 장어 양식장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다양한 어종의 양식장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스마트 양식장 관련 국내 상용화 경험과 사례를 기반으로 IoT 기반 솔루션 사업을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관련기사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 양식장을 구현하는 대부분의 기술은 향후 농업, 축산업 등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5월 CEO가 밝혔던 미래 ICT 발전 청사진인 ICT노믹스를 위한 노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진성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시대에 사물인터넷 등 ICT기술이 전통산업과 만나면 생산성을 높일 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미래 산업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은 ICT노믹스의 구현을 위해 전통산업의 스마트화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