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이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업체 카카오와 합병한다. 새 통합 법인명은 '다음카카오'로, 오는 10월 출범한다. 카카오 고용은 그대로 승계되며,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다음 최세훈 대표와 함께 통합법인의 공동 대표직을 맡는다.
카카오는 당분간 독자 운영되나, 장기적으로는 사업부문별로 다음에 순차 통합된다.
26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카카오와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를 출범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합병에 대해 결의하고 합병계약을 체결,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연내에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관계자는 (합병을 논의한지는) 좀 됐다며 기업 관계라는 것이 제휴도 모색해보고 하다가 얘기가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합병 후 어떻게 달라지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음과 카카오는 연내 합병을 마무리하더라도, 당분간은 독자 체제로 유지될 예정이다. 다음과 카카오가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되, 공통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부터 순차적으로 통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양사 합병은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약 1:1.5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발행신주와 교환한다. 비상장사인 카카오가 상장사인 다음에 통합되는 형식이다. 다만, 실제로는 서로 주식을 유지하게 되므로 통합법인의 최대 주주는 현재 카카오 의장인 김범수 씨가 된다.
카카오는 독자 상장 대신 다음을 통한 우회 상장을 택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내년 5월께 상장할 의사를 밝혀왔다. 현재 카카오 시장 가치는 주당 9만원 기준으로 최소 2조3천500억원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다음 시가총액 1조590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양사가 합병하면 3조원 가치의 거대 기업이 탄생하는 것으로, 셀트리온에 이은 코스닥 시장 2위 규모가 된다.
통합 법인 대표는 최세훈 대표와 이석우 대표가 공동으로 맡게 될 예정이다. 카카오 사내 이사들 역시 다음카카오 이사진으로 그대로 흡수된다. 고용도 그대로 승계된다. 통합 법인의 직원수는 다음 약 2천600명과 카카오 약 600명이 합쳐져 약 3천200 명이다.
최 대표는 양사는 서로가 부족한 점을 각자의 강점으로 가지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참여와 개방, 공유의 정신과 수평적 기업문화 등 주요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이 보유한 우수한 콘텐츠 및 서비스-비즈니스 노하우, 전문기술이 결합하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왜 합병 결정했나?
다음은 성공한 모바일 플랫폼 확보를, 카카오는 다음을 통한 상장으로 자금 확보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국내 2위 포털업체지만 글로벌 성장 동력과 성공한 모바일 플랫폼의 부재를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아 왔다. 카카오 역시 국내서는 최대 모바일 메신저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부진으로 지속 성장 가능성을 의심받았다. 두 회사가 합칠 경우 네이버 라인과 같은 글로벌 성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양사는 합병을 통해 각자 보유한 모바일 및 인터넷 등 IT 전문역량을 활용해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 및 시장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사업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 글로벌 모바일 및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카카오의 모바일 트래픽을 활용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기존 PC 및 모바일 사업 성장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안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양사가 공통으로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와 전자상거래, 게임, 콘텐츠 영역에서 사업을 묶거나 양사 회원을 연동하는 등 방안이 발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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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가진 전문 인력과 기술력, 콘텐츠, 플랫폼을 카카오가 이용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가벼운 카카오로서는 다음의 전문 인력을 새롭게 도입할 뉴스 서비스, 카카오톡을 활용한 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 등 모바일 정보와 생활 혁신형 서비스에 투입할 수도 있다.
이석우 대표는 양사의 핵심 경쟁력을 통합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통합법인은 모바일을 비롯 IT 전 영역을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정보-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