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은 게임이 다 죽었으면 좋겠다고 하겠지만 결국 그 빈자리를 컨트롤하기 힘든 미국, 일본, 중국 회사들이 차지할 것이다. 80, 90년대 만화가 죽었듯 게임도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적절한 타협점이 필요하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까 우려스럽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현재 한국 게임산업의 위기를 만화산업에 비유하며 지나친 정부의 규제를 비판했다.
송재경 대표는 21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14’ 심화 세션 ‘게임병, 그리고 사회적 치유’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게임산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게임 과몰입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들을 털어놨다.
먼저 사회자가 던진 “송 대표가 만든 게임에도 중독자가 있냐”라는 직선적인 질문에 그는 ‘리니지 폐인’ 현상을 들어 “게임에 과도히 몰입하는 이용자가 더러 있지만 결국 이들도 이 때를 지나면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그는 “신문 사회면에 나올 만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경우 그 이유가 꼭 게임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면서 “부모의 학대, 환경적인 요인, 유전적으로 취약한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알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을 개발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해서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힌 뒤 “선배들이 소설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느꼈던 것처럼 게임인들도 자신이 경험했던 게임에서의 감동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기 때문에 게임을 개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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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송재경 대표는 신의진 의원 등이 발의한 4대 중독법과, 이미 시행 중인 다양한 게임 규제들에 대해 한 마디 해달라는 요구에 “먼 과거를 회상해볼 필요도 없다”면서 사양의 길을 걷게 된 한국 만화산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로 만화와 잡지들이 탄압 받고 심지어 작가들이 끌려가서 조사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우리의 만화는 죽고 그 자리를 일본 만화가 대신하고 있다”면서 “게임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한 적절한 타협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