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 인하 모범사례 망친 LGU+의 조급함

제조사 무시 일방 발표…결국 무산

팬택 '베가 시크릿업'의 출고가를 인하하려는 LG유플러스와 팬택의 협상이 LG유플러스의 조급함 탓에 결국 무산되고 오히려 이로 인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보조금 경쟁 대신 출고가를 내려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취지가 무색해졌고 그 대신 편법 보조금을 살포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조사를 받을 수도 있게 됐다.

팬택은 23일 오후 LG유플러스에 출고가 인하 협상이 결렬됐다고 최종 통보했다.

지난 18일 LG유플러스는 “팬택을 돕겠다며 베가시크릿업 가격을 35만원 정도 내려 판매량을 늘려주겠다”고 발표했다. 출고가를 내려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생각이다. 처음에는 정부 시책에 적극 호응하고 영업정지 이후 냉각된 시장을 살릴 호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문제는 LG가 팬택과 최종 협상을 종료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이다.

출고가를 내리기 위해서는 이미 LG 쪽에 전달된 물량에 대한 인하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필요하다. 그 금액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팬택 입장에서는 이를 일방적으로 떠안을 경우 판매량은 늘지 모르지만 수익성은 급격하게 악화될 게 뻔하다.

따라서 이에 대해 양사가 적절한 합의를 봤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대로 이 문제를 협의하는 도중에 LG는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말았다. 출고가를 내려 한 명이라도 더 경쟁사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한 목적이다.

이후 팬택은 LG 발표에 적극 반발하고 협상을 다시 진행했다.

팬택 측은 재고보상금(출고가 인하분)을 LG에 분할 상환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과 이후 다른 제품을 사줄 것(신규구매 확정) 등을 협상에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가 인하로 인한 수익성 감소 부분을 후속 제품 판매 물량에 대한 보장으로 보전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전자만 수용하고 후자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협상은 결렸됐고 LG유플러스는 그렇잖아도 어려운 제조사를 힘들게 했다는 비판과 함께 편법 보조금을 지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들을 수밖에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