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상품 동영상 리뷰 아세요?

티몬-위메프, 소비자 위해 실전 체험 정보 제공

일반입력 :2014/01/29 10:59    수정: 2014/01/29 14:36

남혜현 기자

어떤 물건을 사고 싶은데 이 제품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믿을 만한 사람이 한 번 써보고 이거 좋다라고 말해 준다면 선택하기 쉬울 것 같은데 누가 그런 수고로운 일을 대신해줄까. 그러니 상품 평을 믿고 사는 수밖에.

서비스 상품의 경우에는 품질 검증이 더 어렵다.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온 사진이나 설명만 가지고 '구매'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더러 생긴다. 사진 속 넓은 야외 수영장만 믿고 펜션 숙박을 예약했는데 직접 가보니 다라이(고무 대야)만 있더라는 웃지 못할 피해 사례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가서 검증해볼까?

20~30대 젊은 패기가 아니었다면 못했을 일일 수 있다. 우리가 파는 상품, 검증해서 보여 주겠다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행에 옮기는 이는 드물다. 그만큼 공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하물며 여행 상품을 직접 검증한다니, 도대체 무슨 수로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는다는 말인가.

그런데 그 까다로운 작업을 기꺼이 해내는 이들이 있다. 추천 여행지를 골라서 패키지 코스 그대로 다녀온다. 음식은 맛있는지 숙소는 괜찮은지 코스는 설명한 그대로인지 카메라 뷰 파인더 안에 담는다. 동영상을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절반쯤은 현장을 경험한 기분이 들 정도로 말이다.

티켓몬스터 김재명㉝ 커뮤니케이션팀 매니저와 배혜지㉘ 투어본부 해외여행팀 과장, 위메프 이정림㉗ 홍보마케팅팀 매니저가 이 같은 일을 한다. 이들에게 '여행 상품을 동영상 콘텐츠로 만드는 일'에 대해 물었다. 대답은 똑 소리가 났다. 이들은 일과 놀이의 중간쯤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었다. 이 일, 재밌어라는 기운을 마구 뿜어내면서 말이다.

■관광지요? 직접 가봐야 아는 것들이 있죠

라오스나 보라카이 같은 천혜의 휴양지에 놀러 가서 말 그대로 '쉬고만' 온다면 절반 정도 성공한 여행이다. 놀 줄 아는 이들은 휴양지에서도 물 좋은 클럽을 찾아내고야 만다. 가 본 사람들만 아는 진실, 당신이 관광지에서 브이(V)자를 그리며 셀카 찍고 있는 동안 남들은 즐기고 있을 그 무언가를 이들이 소개한다.

재명 라오스에 가면 제일 좋은게 뭔지 아세요? 튜브에 몸을 싣고 흐르는 강을 따라 떠내려 가면서 맥주를 마시는 여유로움이에요. 중간 중간 강 주변에 간이식당들이 있거든요. 내려가다 마음에 드는 곳에 들러 다른 나라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그러다가 다시 튜브를 타고 내려오죠. 그 기분이 끝내줘요.

라오스. 아름다운 사원과 불상만 있는 곳은 아니다. 쾅시폭포의 아름다움에 놀라고 삼림욕을 하는 것 외에도 색다른 재미 거리가 많다. 파티 문화가 발달한 곳이 라오스다.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관광객들이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색다른 재미를 어떻게 아느냐고? 물론 누군가가 가르쳐줘야 한다.

재명 맛집을 중점적으로 봐요. '어디가 맛있더라'는 정보만 알고 가도 성공이죠. 그리고 클럽이요. 소셜커머스를 20대, 30대가 많이 쓰니까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맛집과 클럽을 잘 챙겨보죠. 관광지야 워낙 유명하니까 저희가 따로 소개를 안 해도 다 아시잖아요. 인터넷에 '라오스'라고만 쳐봐도 다 나오는데요, 뭐. 그런데 맛집이랑 클럽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그런 정보를 드리려고 해요.

서울 사람들이 대구 맛집 모르고, 부산 사람들이 전주 콩나물 국밥 원조집을 모르는 법이다. 자주 가는 곳이 아니니까 동네 골목골목을 알 수가 없다. 예컨대 여자끼리 어디를 놀러가야 안전한지, 그리고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놀 거리를 찾을 수 있는지 같은 깨알 정보 말이다.

정림 보라카이도 관광지니까 클럽이 많아요. 클럽마다 분위기도 다르고요. 그런데 보라카이가 진짜 좋은 이유는 여자들만 가기에도 안전할 것 같아서예요. 숙소랑 가까운 곳에 오락 거리들이 집중해 있으니 안전하죠. 일로 가긴 했지만 다시 또 어디를 가라고 해도 보라카이를 선택할 정도로 휴양지로 좋아요.

■동영상 리뷰는 '뽀샵'도 안돼요

소셜커머스의 장점은 좋은 상품을 골라서 추천해 준다는데 있다. 검색 한 번이면 상품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 오히려 그 수많은 정보가 피로가 되기도 한다. 너무 정보가 많으니까 어떤 상품이 좋은 것인지 분별하기 어렵다. 소셜커머스의 성장은 '내가 찾지 않아도 알아서 골라주길' 바라는 현대인들의 심리가 바탕이 됐는지도 모른다.

여행 상품도 마찬가지다. 이미 여행 상품은 일부 오픈마켓의 인기 상품이다. 소셜커머스는 이 분야에서 후발주자다. 차별화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 소비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줘야 한다. 판에 박힌 사진을 보여주는 대신 먼저 찾아낸 즐길거리를 영상으로 보여주는게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다. 오픈마켓과 다른 소셜커머스의 장점을 동영상에 집약한 것이다.

혜지 직접 갔다와 보니까 보통 여행사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정보가 풍부하더라고요. 고객들이 그래서 그 딜(상품)을 계속 보게 되는게 있어요. 지난번에 보니까 비행기에서 한 승객이 우리 동영상을 보면서 여행 준비를 하더라고요. 그 분 입장에서 보면, 여행에 대한 좋은 정보를 얻고 시간도 절약하게 되니까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정림 유트브에 위메프 여행 탭을 만들고 거기에 그간 만든 동영상을 쌓았어요. 위메프 유튜브 채널만 돌아보면 여행 관련 정보를 가질 수 있게 된거죠. 뷰(영상을 본 횟수)도 높은 편에 속해요. 주로 스케줄이 짜여져 있는 여행 영상이지만 스케줄 외에도 현지에 이는 것들을 보여주려고 찍는 편이에요.

영상으로 보여주다보니 광고와 상품이 다르지 않느냐는 소비자 불만도 줄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동영상은 '뽀샵'을 할 수 없으니까 기존 상품과 비교해 사실과 가까운 상품 소개가 된 셈이다. 소비자 만족도가 늘어난만큼 판매량도 늘었다. 지금 티몬과 위메프의 여행 상품은 전체 거래액의 1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혜지 동영상으로 여행 정보가 제공되니까 컴플레인(이용자 불만)이 줄었어요. 그게 좋죠. 패키지에 포함되는 것들을 직접 다 해보고 동영상으로 보여주니까 그런 것 같아요.

재명 사진은 포토샵이 되는데 영상은 그게 안 돼요(웃음). 사진으로는 정말 예쁜데, 막상 가서 보면 후줄근한 경우가 있죠. 그런데 영상은 포토샵이 안 되니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거죠.

이들의 여행 경비는 대부분 여행사에서 협찬한다. 그러나 동영상 촬영전 사전 기획단계에 현지 방문은 기획자들이 사비를 털기도 한다. 이 대단한 열정은 소셜커머스 나름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혜지 상품을 기획할 때 자비로 현지에 가요. 여행사에서 협찬을 받을 경우, 어떤 여행사만 밀어준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죠. 그래서 그냥 자비로 가고 싶은 곳에 가서 기획하고 싶은대로 해보는 경우가 많아요. 연차일 때 관광지에 가서 놀기도 하고 또 업무를 보기도 하는 거죠. 그래서 놀러가도 업무의 연장이라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웃음). 아무래도 우리 상품으로 추천하면 좋겠다, 이런 것만 보게 되니까요

티몬은 2011년, 위메프는 2012년부터 여행 상품을 촬영해서 동영상으로 제공한다. 그간 차곡 차곡 쌓은 결과물이 꽤 된다. 국내 관광지를 촬영한 것들도 상당수다. 티몬과 위메프 모두 국내 여행지 소개를 시리즈로 다루고 있는데 이 역시 반응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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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 헤이리 기획전, 북촌 한옥 마을 등을 촬영했던 것이 반응이 좋았어요. 지역 하나하나의 딜을 그런 식으로 촬영한 적이 있는데요. 지금은 이런 영상을 통합해서 선보이려고 기획중이에요. 캐리비안 베이를 찍었던 영상은 조회 수가 3천건을 넘기도 했어요.

티몬과 위메프 모두 별도 블로그 사이트에서 그간 촬영해 온 동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5분도 안 되는 짧은 영상이지만 각 여행지의 핵심이 농축돼 있다. 처음 간 여행지에서 좌충우돌 겪는 시간 낭비를 줄여줄 만큼의 정보는 제공한다. 젊은 제작팀의 재기발랄함이 녹아든 편집도 영상의 묘미다. 당장 떠나지 않더라도 이 영상들을 들여다보면서 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한번쯤 해볼만한 재미거리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