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소프트웨어 교육 받아야 하지만…"

"교과목 지정해 의무화하기보다는 흥미 유발이 중요"

일반입력 :2014/01/20 08:16    수정: 2014/01/20 08:50

남혜현 기자

지금의 엔지니어들은 엄청난 힘을 가졌어요. 개발에서 소외되는 것은 계급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처한다는 의미도 되죠. 소프트웨어에 대한 소양을 갖추고 있느냐 아니냐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IT를 전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누구나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다. 아니, 되는 것이 유리하다. 페이스북이 1조2천억원에 인수한 인스타그램은 세계 5천만명이 이용하는 인기 SNS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의 운영진은 13명에 불과하며 이 중 엔지니어는 2~3명 뿐이다. 그만큼 개발자들의 몸값이 올라갔다는 소리다.

이고잉 페이스북 생활코딩 대표는 19일 서울 페럼타워에서 열린 '스콘(SCON) 2014'에 강연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스콘은 대학생 연합 IT창업동아리 소프트(SOPT)가 개최한 무료 컨퍼런스로, 이날 250여명의 학생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해당 발언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소프트웨어 교육 발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청중의 질문에 대한 것이다. 이 씨는 부정적 시각들은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것을 떠나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인 것 같다라며 테크놀로지에 대한 소양을 갖추는 것은 반드시 중요한 것이지만 어떤 식으로 하느냐는 큰 숙제라고 덧붙였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확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정부가 고등학교 필수 교육과정으로 지정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교육 그 자체가 목적이 된 학과목 지정은 배우는 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씨가 이러한 지적을 하는 이유는 있어 보인다. 생활코딩을 운영해 본 경험상 교육에는 자발성이 필수적이기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생활코딩은 개발 언어를 비롯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IT 기술과 지식을 무료로 공유한다. 페이지 가입자 수만 1만7천명을 넘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실질적인 필요를 느낀 일반인들이 찾아와 유튜브 영상을 보며 학습하고 모르는 것은 페이스북 게시판을 통해 질문한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자발적으로 코딩을 배우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에 코딩을 가르쳐주는 커뮤니티엔 에너지가 있다라며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찾아보고 각자의 진도를 표시하며 참석하는데 나는 이같은 형태의 커뮤니티를 '공동공부'라고 표현한다라고 말했다.

서황욱 구글코리아 총괄 이사도 이날 'IT에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연했다. 특히 온라인에서 미디어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강조했다. 그는 구글에서 유튜브 파트너십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서 이사는 16.4년 동안 볼 수 있는 만큼의 영상이 매일 유튜브에 올라온다라며 종이 신문을 읽는 이들이 많이 없어진 것처럼 더 많은 콘텐츠가 온라인을 통해 소비가 될 것이고, 머지 않아 영상 콘텐츠 역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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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호평 받은 수작들을 다수 소개하면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통념을 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많은 플랫폼 중에서 모바일은 아주 중요하게 여겨야 할 테마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는 대학생들이 IT 기술과 인문학 융합을 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연 행사다. '잇츠 포 휴먼(IT's for Human)을 주제로 했으며 기조연설이 끝난 이후엔 별도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행사 참가자들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연엔 이고잉 대표, 서황욱 이사 외에 한완희 빅워크 대표가 참석해 IT가 새롭게 주목해야 할 분야로 사회적 기업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