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중소기업엔 ‘딴 세상 이야기’

인식과 투자 여력 부족…"국가 인프라 마련 필요"

일반입력 :2014/01/08 15:45    수정: 2014/01/08 16:17

이재운 기자

가전 시장에 새로운 대안으로 사물인터넷(IoT)이 주목 받고 있지만, 국내 중소 가전 업체들의 대응은 걸음마도 시작 전이다. 업계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국가적 인프라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 가전 업체들 가운데 사물인터넷에 투자하는 곳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인식의 부재'와 '투자 여력 부족' 등이 복합 작용했다.

그러면서도 현 시점에 투자를 제대로 못하면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은 의식하는 모습이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된다는 개념의 IoT는 침체됐던 가전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14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대형 전자제품 제조사들은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며 신기술 주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솔루션을 공개하며 공세에 나섰고, LG전자는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을 통해 가전제품을 일상 언어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까지 선보였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 11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미국에 이어 G20 국가 중 IoT 준비가 2번째로 잘 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국내 주요 중소 가전 업체 10여개 업체들의 분위기는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일부 도입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으로 요약된다.

한 중소 생활가전업체 관계자는 사물인터넷이라는 용어는 들어봤지만, 우리 제품하고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고, 다른 관계자도 관련 인력이나 비용을 투자할 계획이나 여력 모두 없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을 구현하려면 반도체·소프트웨어 업체가 출시한 관련 솔루션을 제품에 최적화한 뒤, 이에 맞는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각종 테스트 등 여러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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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당장 쓸 현금도 부족한 마당에 확실치 않은 시장에 투자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이들은 대기업이나 정부가 나서서 도와주면 모를까, 업체들 자체적인 역량으로는 무리라며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관련 스타트업 창업이 활성화 돼있어 같이 연계해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지만, 국내에서는 창업이 어려워 중소 업체들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파트너가 부족한 탓도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