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넘보는 인터넷TV 방송대상

홍승호 아프리카TV SNS플랫폼사업본부 온라인사업팀장

일반입력 :2013/12/31 14:37    수정: 2014/01/01 09:06

연말이다. 늦은 시간 TV를 틀면 지상파 어디서든 연기대상, 가요대상, 연예대상 등 각종 시상식을 볼 수 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방송사들의 자체적인 축제다.

최근 새로운 방송대상이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기존 방송사가 아니다. 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해오던 아프리카TV 이야기다. 아프리카TV는 지난 17일 방송대상 행사를 치뤘다. 올해가 세 번째다. 생중계는 PC를 통한 기존 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이뤄졌다.

기존 방송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인터넷 방송이 지상파와 버금가는 시상식을 치운 점이 눈길을 끈다.

이 회사 SNS플랫폼사업본부의 홍승호 온라인사업팀장은 “3회 방송대상은 실시간 중계 동시접속자 수만 15만명, 누적시청자 180만명이 몰렸다”며 “후보자 선정 투표만 540만건이 몰리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놀라운 수치다. 중복을 제외하고 후보자 선정 투표 숫자만 단순히 보면 국민 10명 중 1명이 참여한 시상식이다. 어엿한 방송대상이라도 불러도 될 정도다. 실제 관련 기사만 각종 매체에서 1천여건이 쏟아졌다고 한다. 어쩌면 국가적인 이슈로 발돋움한 것.

다만 처음부터 이렇게 크진 않았다. 홍승호 팀장은 “인터넷 방송 발전을 도모하고 한해동한 활발한 활동을 펼친 BJ의 업적과 공로를 포상하려고 처음에 만들었다”면서 “초기엔 회사 관계자와 몇몇 BJ만 참여하는데 그쳤고 올해처럼 생중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들의 후보자 투표도 올해와 비교해 10분의 1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어떻게 아프리카TV 방송대상은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을까. 우리들만의 축제에서 온 나라가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궁금해진다.

홍 팀장은 “아프리카TV의 성장 추이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며 “현재 기준의 동시접속자, 일 고유 방문자 수(UV), 동시 방송 수, 모바일 앱 다운로드 등의 주요 지표를 보면 2011년 대비 2~3배 가량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아프리카TV의 성장이 있다보니 300여명의 BJ와 내외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서비스 성장에 대중화 흐름을 탄 것도 한 이유다. 그는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들이 지상파나 케이블TV, 라디오 등으로 진출하거나 연예인을 능가하는 팬을 보유하며 두터운 팬덤문화를 구축하는 등 BJ들의 활약도 크게 기여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다양한 방송이 등장했다. 지상파들이 가수들만 모아서 또는 연예인들만, 드라마 등 연기 대상을 나누는 것처럼 다양한 방송이 등장했다.

홍 팀장이 꼽은 올해 대표 인기 방송은 먹방이다.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은 먹방이 아프리카TV 방송대상에선 시상 영역이 됐다. 이밖에 모바일 게임 부문 등도 새롭게 등장한 상이다.

처음엔 지상파도 하는데 우리는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나아가 여기에 차별화 승부수도 던졌다.

홍 팀장은 “기존 방송사 시상식이 단순 결과에 대한 시청이 목적이라면, 아프리카TV 방송대상은 시청자가 1차적인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시상”이라며 “방송대상이 진행되는 순간에도 실시간 중계를 통해 시청자와의 소통을 지속했다”고 자평했다.

그의 설명을 듣노라면 내년 방송대상은 어떻게 변할지 기대하게 된다. 역시 포부가 가득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방송대상은 사실 품격과 격식을 갖추고자 노력한 행사였다면, 2014 방송대상은 한 편의 재미있는 공연을 보는 듯한 시상식으로 꾸밀 예정”이라며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들이 자신의 실력을 무대 위에서 뽐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보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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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이 방송대상도 하는구나 수준을 넘어서 어떤 일을 벌이게 될지 궁금해진다. 홍 팀장이 말하는 아프리카TV 방송대상은 한마디로 축제였다.

“음악과 춤, 그리고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즐거운 공연을 주로 한 축제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