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널리스트데이, 전략 제시 아쉬워

일반입력 :2013/11/06 18:18    수정: 2013/11/07 07:59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가 8년만에 개최한 ‘애널리스트 데이’는 지난 2005년 이후 큰 폭의 성장을 거두며 높아진 위상을 과시하는 자리였지만 참석한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8년만에 전략을 공개한 것은 좋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빠진 채 비전만을 강조한 행사였다는 평가가 많다.

6일 삼성전자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2005년 이후 8년만에 대규모 애널리스트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핵심 임원,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계열사의 수장 등 7명이 참석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신종균 대표이사 겸 IM부문 사장, 윤부근 대표이사 겸 CE부문 사장, 전동수 메모리사업부 사장, 우남성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등이 총 출동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출석해 향후 삼성 디스플레이의 방향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애널리스트 데이에 대해 “행사를 통해 글로벌 IT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했고 환경 변화에 대응했는지를 설명하고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방향성을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 이후 글로벌 경영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8년 전과 비교해 매출, 이익 면에서 큰 변화와 성장을 거뒀다”고도 강조했다.

■400여명 운집해 삼성전자 전략 경청

이 자리에는 그동안 삼성전자 전략의 의문에 대한 갈증을 풀고자 하는 400여명의 국내외 애널리스트 등이 모여 삼성전자 핵심임원의 입에 주목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을 반영하듯 미국 등 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언론사 기자 등도 다수 참석했다.

시장전문가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비전은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실행전략이 빠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핵심인원들이 발표대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 “계약문제로 답이 어렵다” 등 즉답을 피했다. 질의, 응답 시간도 짧았다는 평가다. “새로운 내용이 없다”, “안 하니만 못하다”, “실망스럽다” 등의 혹평도 쏟아졌다.

■삼성 부품 경쟁력 재확인

삼성전자가 애널리스트데이를 개최한 것은 주가 부양 측면이 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 59조800억원, 영업이익 10조1천600억원의 사상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성장성, 향후 성장동력 부족 등을 지적했다.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시장이 한계점에 근접했다는 시각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에서의 목표, TV 시장의 위상 등을 설명했다. 더불어 현재 개발중인 메모리, 시스템LSI 등의 핵심 제품의 내용도 공개했다.

LPDDR4, 1천600만 화소의 CMOS이미지센서(CIS), 새로 개발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이 모두 사업을 책임지는 사업부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권오현 부회장은 애널리스트데이를 통해 시장에서의 성장 한계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하려는 듯 의료기기 등 차세대 먹거리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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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균 사장도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으며 스마트폰을 넘어선 태블릿 시장에서도 1위를 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행사에 쏟아진 비평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며 “방향성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