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이 게임을 알콜, 마약, 도박과 같은 4대악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이는 최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에 이어 같은 당 소속 서상기 의원 등이 게임을 알콜, 마약 등과 같은 중독물질이란 발언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해철은 지난 2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게임중독자들이 생겨나는 원인은 게임 밖의 세상이 거지 같기 때문”이라면서 “그들에게 마땅히 제시할 찬란한 비전이 없다면 모욕하고 통제하기 전에 비타민제나 싸게 공급해라”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게임중독이 과연 약물중독과 같은 차원인가 하는 찌질한 논쟁은 핵심이 아니다”면서 “‘게임에 중독될 수 있는 권리’ 또한 존재할 수 있어야 하며, 오만한 공권력이 함부로 개인의 삶과 가치를 규정하는 데서 생기는 해악은 게임중독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악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게임 산업 규제를 미리 막지 못한 업계와 게임 이용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의미의 글도 올렸다. 셧다운제를 막지 못한 결과가 결국 게임 4대악이란 주홍글씨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는 “게임 셧다운제로 못 막았으니 더 치고 들어올 수 밖에 없다”면서 “국민을 통치하고 교화할 백성으로 보는 문제보다는, 그렇게라도 좋아지면 되는 게 아니냐는 노예근성들이 문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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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비대한 공권력이 오만을 두르고 다음번에 침입하는 건 너네집 안방”이라며 정부의 움직임에 업계와 게임 이용자의 대응이 부족했음을 지적했다.
업계도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바통을 이어받아 게임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화부와 여가부, 복지부까지 게임 산업 규제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향후 업계에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