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장하나 의원이 소프트웨어사업 하도급계약을 50%로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장하나 의원은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SW업계의 다단계하도급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금액의 50%를 초과하는 하도급 금지 ▲하도급계획서 사전제출 및 발주자의 승인 의무화 ▲할인율(수수료) 5% 초과 금지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 의무화 등이다.
이 법안은 대기업이 수주한 IT프로젝트를 중소기업과 자유계약직 개발자에게 재차 하도급하는 업계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삼성SDS, LG CNS, SK C&C 같은 대형 IT서비스업체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사업의 각 요소를 쪼개 다수 외주업체에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2차, 3차의 하도급 계약이 이뤄지며, 중간 과정에서 프로젝트 계약금 다수가 수수료로 빠져나가, 실제 현업 개발자의 손에 들어가는 보상은 급격히 줄어든다.
IT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개발자들은 이같은 하도급 관행이 SW 개발인력의 저임금과 고용불안, 과도한 업무 등을 야기한다고 지적해왔다.
장하나 의원은 “국내 SW산업의 생산액은 작년 31조1천545억 원으로 반도체의 3.7배, 휴대폰의 4.8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지만, 어떤 산업보다 후진적인 다단계하도급 생산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IT서비스 분야 하도급 비중이 60% 이상이며, 3차 이상의 하도급이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라며 “하도급 차수가 증가할수록 임금수준은 낮아지는데, 3차 하도급 사업의 경우 노동자들이 표준노임단가의 70%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IT서비스 산업의 시스템통합(SI) 개발자의 하도급 폐해는 올해들어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올해 3월 농협정보시스템에서 2년간 수천시간의 무임금 연장근로에 시달리다 폐를 잘라낸 IT개발자 양모씨의 소송전이 기폭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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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IT개발자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강화되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IT개발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청책토론회'를 지난 6월 개최해 1차 해결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장 의원은 “다단계하도급은 부실한 정보시스템이 만들어져 금융권 전산장애 등의 원인”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성공하려면 IT융합 등 산업융합에 앞서 노동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근로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