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업체 노린 해킹조직 발견

일반입력 :2013/09/26 10:47

손경호 기자

우리나라 방위 산업체를 노린 신종 사이버 스파이 조직 '아이스포그(Icefog)'의 활동이 드러났다.

카스퍼스키랩은 아이스포그가 우리나라와 일본을 상대로 소규모를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지능형지속가능위협(APT) 공격을 수행해왔다고 26일 밝혔다.

코스틴 라우 카스퍼스키랩 글로벌 연구&분석 책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카스퍼스키랩은 거의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한 APT 공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공격자는 수 년간 기업과 정부 기관 네트워크에 발판을 두며 테라바이트 수준의 대규모 기밀 정보를 은밀히 유출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카스퍼스키랩은 아이스포그가 치밀한 '치고 빠지기' 작전을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공격이 지속되고, 원하는 정보를 얻은 후에는 공격 흔적을 정리하는 수법을 지속으로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격 방식이 발견됨에 따라 카스퍼스키랩은 사이버 용병에 의한 APT공격을 수행하는 조직(APT-to hire)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주요 공격 내용에 대한 조사 결과 공격자들은 군사, 조선/해양, 컴퓨터/소프트웨어 개발, 연구 기업, 통신 사업자, 위성 통신, 대중 매체/TV 등을 주요 대상으로 했다.

유출된 주요 데이터는 피해자의 내/외부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암호, 이메일 계정 자격 증명, 회사의 각종 기밀 문서 등이다.

스파이 활동 과정에서 공격자는 아이스포그라는 이름의 백도어 세트(일명 Fucobha)를 사용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애플 맥 OS X에서 발견되고 있다.

심각한 점은 공격자가 피해자로부터 빼낼 정보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정 파일 이름으로 검색해서 빠르게 문서를 확인한 뒤 이를 공격자가 구축한 C&C서버로 전송했다.

카스퍼스키랩은 공격자가 사용한 70개 이상의 도메인 중 13개를 카스퍼스키랩의 싱크홀(함정) 서버로 유도해 공격을 분석해 피해자의 규모에 대한 통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회사는 아이스포그 C&C서버에는 공격자가 피해자에게서 수행한 다양한 작업 내역이 담긴 로그를 암호화해 보관하고 있었으며 이들 로그를 분석해 피해자를 식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등 여러 국가들에게서 4천 개 이상의 고유한 감염 IP와 수백 명의 피해자(수십 명의 윈도 사용자, 350명 이상의 맥 OS X 사용자)를 파악했다.

카스퍼스키랩은 공격 인프라를 제어하고 감시하기 위해 사용된 IP 목록을 바탕으로 공격의 배후 중 일부가 한국, 중국, 일본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