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실수로 금융계좌의 보안정보를 유출당했더라도 해당은행이 피해액의 30%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갈수록 늘어나는 파밍사기 속에서 금융기관의 법적 책임을 지운 판결이다.
의정부지법 민사4단독 임수연 판사는 정모씨가 A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 청구액의 30%인 538만2천원을 지급하라며 19일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는 부정한 방법으로 획득한 공인인증서 등 접근매체의 이용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러나 원고 역시 접근매체를 누설하거나 노출, 방치한 중대한 과실이 있기 때문에 피고의 책임 감경 사유로 판단, 피고의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판은 파밍 수법으로 공인인증서를 빼내 재발급한행위를 위조로 볼 것이냐가 쟁점이었다. 현행법은 공인인증서의 위변조 사고로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해야 금융기관의 책임을 묻는다.
법시행령은 공인인증서 누설과 노출 및 방치 행위를 고의 및 중대 과실로 정했다.
관련기사
- 중국판 카톡쓰는 조선족 파밍사기범 검거2013.07.19
- 안랩 "신종파밍, 특정 금융사 노린 원스톱 공격"2013.07.19
- 파밍용 IP 차단 우회...또 다른 공격수법 출현2013.07.19
- 내 돈 빼가는 '파밍' 막으려면...2013.07.19
정씨는 2012년 9월11일 보안승급과 유사 은행사이트 주소가 찍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은 후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일련번호를 입력했다. 이에 이틀 뒤 그의 계좌에서 수차례에 걸쳐 2천여만원이 송금됐다.
정부는 파밍 사기와 관련,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를 위해 오는 11월 시행될 개정 전자금융거래법에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공인인증서 등을 이용해 사고가 나면 금융기관에 책임이 있다는 내용을 명문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