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사업자 AT&T가 가입자의 통신사용내역을 가공해 외부에 판매하는 사업에 나선다. 다만 당장 벌어질 일은 아니다.
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AT&T는 가입자의 이동통신 사용내역을 분석한 사용자 패턴 정보를 광고주, 마케터 등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AT&T는 이를 위해 최근 가입자 프라이버시 정책을 변경했다. 새로운 약관은 고객의 유무선통신 서비스 사용정보를 익명으로 가공해 마케팅회사, 광고주, 기타 조직에 판매할 수 있다는 계획을 반영했다.
회사측은 이같은 사업이 구글이나 페이스북, 버라이즌와이어리스 등의 회사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일반적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비스 가입자의 이용정보는 타깃 광고용도의 기본으로 사용되고 있다. 타깃 광고는 유료 서비스 지불의사를 가진 고객에 집중하려는 기업의 욕구와 부합하는 만큼 점차 그 규모를 키워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AT&T가 당장 이용자의 사용내역 데이터 외부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수많은 마케팅 회사가 자신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실상 통신사업자는 모바일과 유선 네트워크 양쪽 모두에 대한 트래픽 스니핑과 트래픽 최적화 엔진을 보유했다. 통신사는 가입자의 모든 인터넷 활동을 속속들이 알 수 있다. 통신사가 보유한 엔진은 네트워크 트러블슈팅과 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속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의미있는 정보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과정은 쉽지 않다. 통신사 측의 준비가 너무 부족한 탓이다.
전통적으로 통신사는 IT분야와 적절히 어울리지 못했다. 통신사의 데이터가 닫힌 네트워크 장비에 갇혀 있었고, 매우 특화된 고객관리와 결제시스템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종종 데이터를 보유하고도 그를 마케팅에 사용할 수 없다는데 아쉬움을 표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시스코같은 장비업체들이 네트워크 포트폴리오에 분석엔진을 추가함으로써 통신사의 데이터 가공이 전보다 쉬워졌다. 여기에 데이터 분석을 위한 여러 오픈소스 기술 들이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제 통신사도 데이터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현재 AT&T 주위를 둘러싼 상황은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벌어진 미국의 국가안보국(NSA) 프리즘 스캔들로 인해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가 어느때보다 팽배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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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활동이 통신사의 협조로 정부감시를 받아왔다는 걸 알게 된 가입자들이 완벽한 익명처리를 약속하는 AT&T를 믿기란 쉽지 않다.
이 소식을 보도한 기가옴의 데릭 헤리스는 통신사의 보유 정보를 좋은 용도에 사용할 수 있다라며 마케팅 대신 전염병 확산에 신음하는 개발도상국에 사용된다면 말라리아를 뿌리뽑진 못하더라도 훨씬 유용할 것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