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70%가 엔지니어…R&D로 돈버는 기업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로 찍은 ‘알티캐스트’

일반입력 :2013/06/24 15:13

전하나 기자

북미표준·유럽표준 방송소프트웨어(SW) 기술을 만들어 미국과 유럽에 역수출한 토종 기업이 있다. 미국 타임워너, 이탈리아 미디어셋, 독일 유나이티미디어와 같은 굴지의 케이블방송사가 대표 고객사다. 지난해 매출 650억원 중40%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알티캐스트’ 이야기다.

최근 ‘전미케이블협회(NCTA)’쇼에서 만난 정동훈 알티캐스트 전무㊼는 “매출구조 상당수가 특허 저작권료”라며 “SW로 로열티를 받는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된 알티캐스트는 국내 방송SW 업계1위 기업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핵심 기업 방문으로 유명세를 탔다.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위성방송과 인터넷TV(IPTV), 디지털케이블TV 등 양방향 디지털방송에 쓰이는 솔루션이다. 쉽게 말해 TV 시청 중에 리모컨의 ‘OK’나 ‘메뉴’ 버튼 등을 눌러 볼 수 있는 TV 편성표 가이드와 프로그램 정보, 애플리케이션 이용 등이 모두 이 솔루션 덕분에 가능하다.

정 전무는 “디지털 방송 첫 시작 때만 해도 내세울 건 오로지 실시간 채널과 화질 뿐이었는데 우리가 EPG(전자프로그램가이드)를 제공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양방향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알티캐스트 SW가 탑재된 셋톱박스를 통해 방송 서비스를 받고 있는 가구는 전세계 2천만명이 넘는다.

미들웨어 단품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알티캐스트는 이제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 카스(CAS·콘텐츠 보호 목적의 방송 수신 제한 시스템), 서버 등을 패키지로 판매한다. 그는 “TV시청이 능동적으로 바뀌면서 고객의 요구가 다변화됨에 따라 기업들이 원스톱쇼핑을 원해 자연스럽게 벤더사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370명 직원 중 70% 이상이 연구·개발(R&D)인력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미국 덴버, 독일 프랑크푸르트, 폴란드 브로와초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기술로 영업력까지 키우는 셈이다.

미국선 케이블 5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중 2, 5위 업체와 손잡고 있고 나머지 회사들과도 계약 논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유럽에서의 성장이 눈부시다.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 시장 뿐 아니라 최근에는 스웨덴, 체코 등 북유럽과 동유럽으로도 세를 넓히는 중이다. 정 전무는 “국내 기업 중 그간 유럽 시장에 하드웨어를 수출한 업체는 있었지만 SW는 알티캐스트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유럽 시장에서 알티캐스트가 맞붙고 있는 회사는 지난해 50억달러 규모로 시스코시스템즈에 인수된 미디어재벌 루퍼드 머독 계열의 NDS. 그는 “유럽 시장에서 NDS는 절대 강자지만 고객 만족도 면에서 알티캐스트는 훨씬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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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알티캐스트는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구글, 애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방송시장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유료방송업계의 경쟁 상황이 치열해진 탓이다. 이런 이유로 특정 운영체제(OS)에 구속될 필요 없는 HTML5 기반 솔루션을 발빠르게 만들었다.

정 전무는 “구글, 애플이 전세계 OS 생태계를 주도하면서 시장이 커진 동시에 종속성 우려 또한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전세계 유료방송사들과 협력해 HTML5 기반 스마트TV서비스 시장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티브로드가 이날(24일)부터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HTML5 기반 유료방송에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