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민 교수 ‘7대 수학난제’ 풀었다

일반입력 :2013/04/17 18:18

정현정 기자

국내 물리학자가 현상금 100만달러(약 10억원)가 걸린 20세기 7대 수학 난제 가운데 하나를 풀었다.

건국대학교 입자물리학이론과 우주론 및 통일장 분야 이론물리학자인 조용민 석학교수 연구팀은 미국 클레이수학연구소(CMI)가 제시한 7대 수학난제 중 하나인 ‘양-밀스 이론과 질량간극 가설(Yang-Mills and Mass Gap)’ 문제를 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이론물리학의 최대 미해결 문제 중 하나가 이른바 ‘새천년 문제(Millennium Problem)'로 잘 알려진 양자 색역학의 질량생성 문제이다. 이 문제는 미국 클레이수학연구소에서 이 문제를 푸는 사람에게 상금 100만 달러를 주겠다고 공고한 물리학 분야 최대 난제 중 하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물질은 거의 모두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돼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서로 다른 색을 띠는 세 개의 쿼크와 이를 풀처럼 붙들고 있는 풀 입자인 글루온으로 되어 있으며 이를 설명하는 이론이 이른바 양자 색역학이다.

이 양자 색역학의 중요한 특징이 이른바 색 감금(Colour Confinement)이다. 원자의 구성입자인 양성자나 전자는 원자 밖으로 떼 낼 수 있는데 반해 일반적으로 강입자의 구성입자인 쿼크나 글루온은 밖으로 떼 낼 수가 없다. 때문에 이들은 영원히 강입자 안에 감금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색 감금이라 한다. 이러한 색 감금을 어떻게 설명하느냐 하는 문제가 바로 새천년 문제다.

조 석학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ho-decomposition'(조-분해)으로 알려진 방법을 도입하고 최근 이를 이용해 양자 색역학에서 자기홀극 응집이 일어남을 증명해 이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우주의 질량이 어떻게 생성되는가를 밝히는데 성공했다.

최근 일본 치바대학과 국립 고에너지연구소(KEK)의 격자 색역학(Lattice QCD) 팀과 서울대 격자 색역학 팀이 각각 독립적으로 컴퓨터 계산으로 확인하면서 연구 결과는 사실로 판명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권위있는 국제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D(Physical Review D)’ 최신호에 실렸다. 조 교수는 오는 8월26부터 28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다이슨 탄생9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에 초청받아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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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부호 랜던 클레이가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설립한 클레이 수학연구소(CMI)는 2000년 수학분야에서 중요한 미해결 문제 7개를 상대로 그 해결에 각각 100만 달러씩의 상금을 걸었다. 밀레니엄 문제라 불리는 이 7대 수학난제는 ▲P대 NP문제 ▲리만 가설 ▲양-밀스 이론과 질량 간극 가설 ▲내비어-스톡스 방정식 ▲푸앵카레 추측 ▲버치와 스위너톤-다이어 추측 ▲호지 추측 등이다. 이들 문제에 대해 누군가 해법을 제시하면 2년간 검증과정을 거치고 그동안 결함이 발견되지 않으면 상금을 받게 된다.

조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페르미연구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유럽 핵 연구소 등을 거쳐 1982년부터 2009년까지 28년간 서울대 천체물리학부 교수로 재직했으며 작년 9월부터 건국대 석학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