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출시돼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인 ‘카발2’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잦은 버그와 불법프로그램 사용자도 문제지만, 타사와 달리 계정 도용 피해에 회사 측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공개 서비스(오픈베타)에 들어간 카발2는 오픈 시점부터 이용자들의 해킹 제보가 이어졌다. 당시 개발사인 이스트소프트 측은 해커에 의한 게임 해킹이 아닌 이미 유출된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불법적으로 도용돼 생긴 문제라면서, 비밀번호 변경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업계와 이용자들은 회사 측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보통 요즘 게임들이 이런 계정 도용 피해를 막고자 오픈 베타 시점부터 2차 비밀번호 시스템 뿐 아니라, OTP(One Time Password) 등 몇 겹의 보안 장치를 마련하는 데 비해 카발2는 무방비 상태였던 것.
뒤늦게 지난 28일 2차 비밀번호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이 시스템마저 문제를 일으켜 일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이용자는 “2차 비밀번호를 등록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입력창이 뜨는 바람에 상담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글을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이용자들로부터 더 큰 원성을 듣고 있는 문제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과 조치 부분이다. 계정 도용으로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빼앗긴 이용자들에게 회사 측이 정식 서비스 전이라는 이유로 복구가 어렵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닉네임 ‘혀니랑’ 이용자는 공식 웹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복구를 해주는 것도 아니고 OTP를 도입도 안했다”면서 “캐릭터를 키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대책은 없고 암담하다”는 글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같은 지적에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피해를 겪은 이용자들에게는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공개 서비스 기간 중 피해 보상을 바로 지원해 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카발2처럼 타사들도 공개 서비스 기간 동안 입은 피해에 보상을 해주지 않고 있을까?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 엔씨소프트, NHN 한게임, 네오위즈게임즈, CJ E&M 넷마블 확인 결과 이 회사들은 공개 서비스 기간이더라도 복구를 해주고 있었다. 피해자들이 신고할 경우 사실을 확인한 뒤, 정해진 규정에 따라 복구해주는 안을 기본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었다.
A 게임사 한 관계자는 “우리 게임 같은 경우 공개 서비스 때부터 OTP를 도입해 계정 도용에 따른 피해를 사전에 차단시켰다”며 “단순 문자를 전송 받아 입력하는 방식을 넘어 전화를 걸어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입력하는 유료 서비스까지 할 만큼 보안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B 게임사 관계자는 “공개 서비스도 상용화 못지않은 중요한 서비스기 때문에 이 때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로그뷰어를 통해 로그분석 후 해킹 사실이 확인 되면 게임 내 남아있는 아이템에 대해 철저하게 정상복구를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해킹에 따른 계정 도용, 또 유출된 계정을 이용한 피해 사례들이 늘면서 대부분의 국내 게임들은 공개 서비스 단계부터 여러 보안 장치를 갖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카발2처럼 단순 로그인만으로 게임에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임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대형 온라인 게임의 경우 OTP 보안 시스템도 최근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보안 시스템이다. 게임에 접속할 때마다 매번 다른 패스워드를 휴대폰 문자로 받아 입력해야만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OT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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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관계자는 “보안업체이기도 한 이스트소프트가 게임 서비스 운영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계정 도용에 따른 피해를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에 대한 복구도 미흡해 이용자 이탈이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OTP 도입에 대해 이스트소프트 측은 “가능한 빨리 적용하려고 노력중인데 빠르면 다음 달 혹은 내년 상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