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섀시 디자인'에 숨은 비밀들

일반입력 :2012/10/19 08:30    수정: 2012/10/19 08:50

HP, IBM, 델 등 x86서버회사의 제품은 겉만 봐도 어느 회사 것인지 알 수 있다. 각사마다 디자인의 개성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심미적 요소까지 고려된 듯 화려함도 베어나온다.

x86서버는 범용 부품을 사용하므로 이제 제조업체별 성능차이를 찾기 어렵다. 어느 회사의 제품이든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은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서버 회사들은 핵심 성능 외에 부가적인 가치에서 차별화를 시도한다. 디자인은 똑같아 보이는 서버들 가운데 자사의 개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다.

서버 디자인 중 가장 많은 의미를 담는 공간은 전면부다. 서버를 운영하는 사람의 시각에서 가장 쉽게 바라보는 곳이다. 전면부의 모습, 구멍 하나하나의 모양, 섀시의 높이, 요소별 위치조차 존재의 의미를 갖는다. 회사마다 내놓는 제품 모양에서 그 회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을 엿볼 수도 있다.

■HP, 장애발생에 대한 세세한 고려

HP는 지난 2월 인텔의 새 칩셋 발표시기에 맞춰 x86서버제품군인 프로라이언트 시리즈의 8세대 모델 ‘Gen8’을 발표했다. HP는 프로라이언트 Gen8에 대해 획기적으로 변경을 가했다고 강조했다.

프로라이언트Gen8의 가장 큰 변화도 전면부였다. 전면에 디스크 드라이브가 전보다 작아졌고, LED를 활용해 현재 작동 상황을 보여주도록 했다.

▲ HP DL380p Gen8 디스크 드라이브드라이브 중간쯤에 위치한 LED는 현재 디스크에 데이터 액세스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LED 불빛이 녹색일 경우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디스크 장애발생 조짐이 감지되면 불빛이 노란색으로 변한다. 최종적으로 장애가 발생하면 붉은색으로 바뀐다.

옆에 위치한 붉은색 버튼도 백라이트LED를 갖고 있다. 스마트 드라이브 캐리어란 기술로, 미러링 작동 시 불이 들어온다. 이는 RAID 구성을 한 상태에서 원본 디스크가 장애를 일으켰을 때 백업 디스크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RAID 데이터를 담은 디스크를 작동중에 뽑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2소켓 2U 제품인 DL380 Gen8은 서버 전면 맨 오른쪽에도 작은 LED들이 여럿 위치한다. ‘시스템 인사이트 디스플레이’라 불리는 이 공간은 서버 내부의 각 요소별 작동 현황을 알려준다. CPU, 전원장치, 메모리 모듈, 냉각팬 등의 장애여부를 어느 위치인지까지 알 수 있다. 1U 제품은 얇은 패널형태로 만들어 랙이어 부분에서 뽑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longdesc=image드라이브 중간쯤에 위치한 LED는 현재 디스크에 데이터 액세스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LED 불빛이 녹색일 경우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디스크 장애발생 조짐이 감지되면 불빛이 노란색으로 변한다. 최종적으로 장애가 발생하면 붉은색으로 바뀐다.

옆에 위치한 붉은색 버튼도 백라이트LED를 갖고 있다. 스마트 드라이브 캐리어란 기술로, 미러링 작동 시 불이 들어온다. 이는 RAID 구성을 한 상태에서 원본 디스크가 장애를 일으켰을 때 백업 디스크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RAID 데이터를 담은 디스크를 작동중에 뽑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2소켓 2U 제품인 DL380 Gen8은 서버 전면 맨 오른쪽에도 작은 LED들이 여럿 위치한다. ‘시스템 인사이트 디스플레이’라 불리는 이 공간은 서버 내부의 각 요소별 작동 현황을 알려준다. CPU, 전원장치, 메모리 모듈, 냉각팬 등의 장애여부를 어느 위치인지까지 알 수 있다. 1U 제품은 얇은 패널형태로 만들어 랙이어 부분에서 뽑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프로라이언트G7에 비해 Gen8는 디스크 드라이브 크기를 줄여 더 많은 디스크를 장착할 수 있게 됐다. 2U 서버에 DVD 드라이브를 없애고 최대 25개까지 디스크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다.

Gen8의 또다른 변화는 전면 커버 채택이다. HP는 8세대 모델부터 알루미늄 소재의 전면 커버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전면커버는 HP 제품이란 명확한 차별점을 준다. 하지만 과거 없었던 전면커버를 단지 미적 요소로 채택한 건 아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보안때문이다.

일반적으로 x86서버 사용 고객 중 대다수는 대형 데이터센터 서비스업체의 상면을 빌려 서버를 설치한다. 랙단위 임대의 경우도 많지만, 1~2대만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데이터센터 랙 하나에 여러 고객의 서버가 혼재되는 경우 다른 고객의 서버를 건드릴 수 있다.

전면커버는 어떤 의미로든 허용되지 않은 사람의 서버 조작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물리적 시건장치 역할인 것이다. 또 커버로 서버와 스토리지를 구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전면 커버는 서버 냉각에 필요한 공기의 통과를 막는 장애물일 수 있다. HP 전면커버는 공기흐름을 최소화하도록 네모꼴 구멍을 냈는데 ‘레인드롭 디자인’으로 불린다. 공기흐름에 영향을 가장 최소화하는 디자인이란 설명이다.

한국HP 엔터프라이즈그룹(EG) 고종원 과장은 “1U냐 2U냐 제품 크기에 따라 제약된 공간 어디에 주안점을 주느냐에 따라 변화가 생긴다”라며 “HP 제품의 주안점은 디스크와 시스템 정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데 있다”고 말했다.

디스크 드라이브의 기본 위치도 전세대와 달라졌다. G7의 경우 디스크 공간이 전면부 왼쪽에 자리했었다. Gen8부터 오른쪽으로 바뀌었다. 이는 인텔의 제온 프로세서를 위한 메인보드의 레퍼런스 디자인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전 2소켓 제품에 대한 인텔의 레퍼런스 메인보드는 1번 CPU가 왼쪽에 있었다. 2소켓 제품이라도 CPU를 한개만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HP는 1번 CPU와 디스크를 동일선에 둔다. CPU와 디스크를 동일선에 위치시켜야 최소의 팬수로 공기흐름 효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IBM, 최적의 공기 흐름을 찾아라

IBM x86 제품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디자인을 찾기 어렵다. 다소 개성없어 보이기도 할 정도다. 이에 IBM은 현재 디자인이 효율적인 냉각을 최우선해 개발된 것이라 설명한다.

한국IBM 측은 “IBM은 메인프레임 때부터 뜨거워지는 컴퓨터를 식히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라며 “메인보드 디자인에 따라 효율적으로 공기가 들어가서 주요 요소들을 냉각시킨 후 빠져나가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데 주력한다”라고 설명했다.

IBM의 x86서버 전면부 역시 디스크 드라이브가 제일 많은 공간을 차지했다. IBM의 디스크 드라이브는 각각 공기통풍을 위한 구멍이 나 있다. 드라이브를 빼곡히 채우지 않을 경우엔 서버 전면부에 공기 흡입구가 뚫린다.

구멍의 위치는 각 제품사양마다 다른 메인보드 배열에 따라 달라진다. 공역학적 계산을 통해 만들어낸 디자인이란 설명이다.

구멍 모양을 자세히 보면 원형이 아니라 육각형이다. 한국IBM은 “공기 흐름을 공학적으로 계산했을 때 터뷸런스를 일으키지 않고 원활히 공기를 흘려보낼 수 있는 모양이 벌집 형태다”라며 “IBM의 특허 기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디스크 드라이브는 2.5인치 하드디스크의 경우 세로로 끼우게 된다. 가로로 끼우는 것에 비해 진동이 더 적게 발생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3.5인치 드라이브는 공간제약으로 가로로 끼우게 돼 있다.

HP와 달리 IBM 서버는 디스크 드라이브 위치가 유동적이다. 공기가 디스크를 거치지 않고 열손실없이 CPU를 냉각시켜야 한다고 설명한다. HP가 CPU와 디스크를 동일선에 위치시키는 것과 달리, IBM은 CPU와 디스크 영역이 겹치지 않게 한다.

전면부에 시스템 작동현황을 보여주는 영역도 있다. 전면부에 드러나는 표시는 LED로 이뤄진다. 기본적으로 각 구성요소의 오류 발생 유무를 알려주며, 장애조치 필요시 느낌표의 불빛이 켜진다.

좀 더 세부적인 작동 여부는 스위치를 누르면 튀어나오는 패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CPU, 하드디스크, 메모리 하나하나의 오류 위치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명한신 한국IBM 시스템X사업부 부장은 “단순히 엔지니어를 편하게 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서버 장애 시 복구로 인한 다운타임을 줄이자는 취지”라며 “미묘한 차이가 나중에 큰 성능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셀 수 없을 테스트를 거쳐 민감하게 디자인한다”라고 강조했다.

■델, 업무 중단 방지를 위한 고객의견 청취

델의 X86서버 제품인 파워에지 제품군은 독특한 베젤로 잘 알려져 있다.

파워에지의 베젤은 HP와 달리 구멍이 뚫려 있지 않은 대신 서버 전면 가운데만 가린다. 때문에 베젤이 전면에 장착돼도 시스템 정보를 알려주는 LCD 창을 가리지 않는다.

이 베젤은 외부인의 접촉을 막는 잠금장치 역할을 한다. 금속 소재와 안전 나사를 활용해 보호 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델코리아측은 “전면 베젤의 모양은 단순히 멋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기흐름을 고려한 디자인”이라며 “경쟁사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공기역학적 설계가 들어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면부 상단엔 LCD 화면이 배치됐다. 내부 요소들의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문구가 표시된다. 시스템 경고와 부팅 옵션을 제공한다. LED를 사용하는 타사에 비해 정보제공창의 크기가 작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는 금속소재의 캐리어를 갖고 있다. 금속 소재 손잡이와 레일은 충격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

서버 랙에 장착하는 이어 부분은 나사와 별도로 래치를 사용하는 게 특색있다. 손쉽게 서버를 장착하고, CMA 지원 트레이가 늘어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서버를 운반할 경우 손으로 잡는 지점은 어디서든 서버 무게의 1배를 지탱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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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도 2U 서버는 IBM처럼 2.5인치 디스크를 세로로 장착하도록 했다. 3.5인치 디스크 드라이브는 가로로 장착한다.

델코리아 측은 “서버 디자인의 요소요소는 고객들이 제기한 불편사항을 모아 검토한 후 적용한 것”이라며 “공구없이 부품을 교체한다거나 모든 플랫폼에 공통된 모습을 부여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 등이 고객 요청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