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관계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임을 도박과 마약 등에 비유한 글을 올려 누리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이 발언에 대해 누리꾼들과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어불성설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정식 지식경제부 주무관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다수 페친들에게 욕먹을 만한 주제를 하나 던집니다”라는 문장으로 게임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밝히기 시작했다.
정 주무관은 “청소년에게 도박을 허용 또는 권장해야할까”라면서 “음주, 담배, 마약은?”이라고 페이스북 지인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또 그는 “사행 산업 발전을 위해 카지노 설립을 자유화 하고 청소년 출입도 허용해야 할까요”라는 말과 함께 “그럼 게임은 어떤가”라면서 게임도 청소년들의 이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정정식 주무관의 글대로라면 게임은 음주, 흡연, 마약처럼 유해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이 한류의 진정한 주역이며, 또 게임도 유익할 수 있다는 게임 업계의 반박도 정 주무관시각에서는 논리와 설득력 부족으로 치부된다. 게임이 마약이나 술처럼 유해하니 규제해야 한다는 것.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1년 4분기 국내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의 연간 수출액은 4조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문화 콘텐츠 수출액 중 72.4%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정 주무관은 게임의 산업적 가치와 성장성만으로 게임에 대한 규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논리를 펼쳤다. 또 기능성 게임 등 치료 또는 교육의 목적으로 게임이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게임업계의 주장도 논리 비약으로 평가 절하했다.
정 주무관은 “도박, 음주, 담배, 마약 중독은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기에 애당초 노출되지 않게 막거나 중독되지 않도록 관리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과연 게임 중독은 어떤가”라면서 게임 역시 도박이나 마약처럼 예방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정정식 주무관의 생각에 먼저 한국게임산업협회 측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미래 지향적인 것들을 고민하고 얘기해야 할 지식경제부 관계자가 이 같은 과거 지향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선정성의 논란이 될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은 큰 인기에 누구도 유해하다고 지적하지 못하는 것처럼 게임도 미래 지향적 가치로 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게임 중독 문제를 규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과, 또 마약이나 술 등에 비유한 것을 두고 억측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 주무관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한 누리꾼은 “과거 부모들은 영화도 못 보게 했고 당구도 못 치게 했다”면서 “그냥 노는 것을 보기 싫은 게 아닌가”라는 글로 정 주무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규제가 기본이 아니고 자유가 기본”이라면서 “게임이 다른 매체나 놀이에 비해 현저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면 게임을 규제하는 측에서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