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제약이 덜 했던 구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장터 '구글플레이' 정책이 엄격해졌다. 모바일 생태계 주도권을 놓고 싸워온 애플과 새로운 기반을 갖추려는 마이크로소프트(MS) 사이에 나온 움직임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일 바뀐 구글플레이 정책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은 성인물과 현금 환전되는 도박 앱을 등록할 수 없고, 앱내결제(IAP)는 구글 결제수단 '체크아웃'으로만 구현할 수 있다.
IAP는 앱 사용중 그 내부 콘텐츠를 추가로 구매할 때 발생한다. 개발자가 어떤 결제수단을 쓰느냐에 따라 수익 배분율이 달라진다. 개발자가 자체 구현한다면 IAP 매출을 모두 가져갈 수 있지만 애플처럼 플랫폼이 제공하는 수단을 쓴다면 앱 구매액에서처럼 수수료를 떼인다.
이전까지 구글은 IAP 결제 수단을 외부 업체 기술로 써도 제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3월 경고 차원으로 개발자들에게 페이팔, 보쿠 등 타사 결제수단을 쓰지 말라는 안내를 보낸 뒤 이번에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시도는 애플처럼 장터에 올라오는 앱과 콘텐츠를 이전보다 세밀히 관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애플 역시 사행성 앱, 성인용 콘텐츠 등을 제한하며 IAP 매출 역시 개발자 몫을 나눠갖도록 결제수단을 자사 것으로 제한해왔다.
■MS 외부 IAP 허용…구글은 애플 따라가나
이는 MS가 공식적으로 '윈도스토어' 개발자들에게 외부 IAP를 허용한 것과 대조된다. MS는 서드파티가 갖춘 구매 메커니즘을 윈도 앱에 가져올 수 있도록 했다. 쇼핑몰 '이베이'같은 곳이 윈도8용 앱을 만들 때 자체 결제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앱개발자 입장에서 IAP만 놓고 보면 구글 앱 장터의 폐쇄성은 애플과 동급이며 MS보다 높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구글은 나머지 요소에 대해서도 기존보다 한층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계획이다. 그 내용은 ▲개인정보에 접근하는 앱에 대해 바이러스, 웜, 트로이목마 등이 아닌지 검수하는 작업을 강화해 악성프로그램을 줄이고 ▲사용자동의 없는 문자나 메일같은 메시지 발송과 반복되는 콘텐츠나 특정 사이트 트래픽 발생 금지로 스팸성 앱 배제하고 ▲유명 앱과 비슷한 이름과 아이콘으로 인기에 편승한 가짜 앱 제한 강화 ▲오동작이나 잘못된 맥락으로 이용자를 속이는 앱내광고를 금지하는 등 조치를 포함한다.
이같은 구글플레이 관리정책 강화는 상반기 회사가 보인 움직임을 통해 일부 예견됐다. 올초부터 구글이 방치수준이었던 앱 장터를 정제하는 '물관리' 정황이 포착됐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당시 실사용자 30만에 달하는 인기 앱을 정책상 금지한 포르노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이유로 느닷없이 차단당했다는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유사한 다른 앱은 영향을 주지 않았고 구글측이 구체적인 설명도 내놓지 않아 애플처럼 일관성 없는 기준을 무리하게적용하려 한다는 비판도 일었다.
■앱 생태계-디지털콘텐츠 융합 포석
일부 개발자들은 이달부터 공식화된 구글플레이 정책 내용은 앱을 넘어선 콘텐츠사업 본격화의 기반 다지기로 읽는다. 개발자가 소유하지 않은 외부 사이트를 단순히 묶어 제공하는 앱을 금지하는 등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구매자들의 결제를 일원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을 방증한다는 풀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 3월초 '안드로이드마켓'이라는 이름을 버리면서 구글플레이 안에 음악, 영화, 전자책 서비스를 통합한 '구글플레이'로 개편했다. 애플 '아이튠스'처럼 앱과 디지털콘텐츠 구매창구를 하나로 만들고 콘텐츠를 모바일과 PC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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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국가별로 도입 시기가 달라 아직 국내서는 앱 이용만 가능하다. 애플도 국내 계정 사용자들은 아이튠스의 음악, 영상 콘텐츠에 접근할 수 없고 아이북스 이용도 제한된다. MS도 하반기 출시할 윈도8 정식판을 위해 윈도스토어 앱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춰 자체 콘텐츠서비스를 언제 국내에 개방할지는 미지수다. iOS, 안드로이드, 윈도라는 거대 플랫폼을 갖춘 사업자들간 생태계 싸움의 향방을 지켜볼 만하다.
한편 페이스북도 지난 2일 국내에 자체 앱장터 '앱센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6월 미국과 영국에서 처음 열린 앱센터가 2개월만에 전세계로 확대되면서다. 자체 운영체제(OS) 없이 협력체제를 통한 앱과 콘텐츠 생태계를 꾸려가는 페이스북의 움직임도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