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벤처가 자취 여성 필수앱 만든 사연

일반입력 :2012/08/03 10:17    수정: 2012/08/03 10:38

지방 출신인 그는 서울서 5평 남짓한 자취방에서 생활해 온 전형적인 대학생이다. 그러던 그가 창업을 결정한 것은 결코 우연은 아니었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꿈을 키웠고 자취생에게 꼭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철가방을 만들었다. 이후 철가방은 자취생에게 필수 앱으로 급부상하면서 그는 청년사업가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서민수 헬로월드 대표의 얘기다.

3일 홍대 근처 커피숍에서 만난 서민수 대표는 86년생으로 시원시원한 외모에 서글서글한 인상을 가진 평범한 대학생. 무작정 창업을 시작했다는 서 대표는 ‘도전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는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창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서 대표가 창업에 뛰어든 것은 벤처동아리 선배의 성공 얘기를 들으면서다. 아직 학생 신분인 그는 사업 아이템 구상 후 “이거면 되겠다”라는 생각에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벤처동아리 선후배와 의기투합해 지난 2010년 헬로월드를 설립했다. 5명이 시작한 이 회사는 현재 12명으로 식구가 늘었다.

“학교 연합 벤처동아리 활동을 통해 창업의 꿈을 키웠습니다. 자취생활을 오래하다보니 음식 배달 문화에 빠져있었고, 창업 아이템으로 자취생에게 필요한 필수 앱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에 배달앱 철가방을 내놓게 됐습니다.”

음식 배달앱 철가방을 시장에 출시한 것은 지난 2011년 10월. 당시 시장에는 철가방 외에도 약 50여개의 배달앱이 홍수를 이뤘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음식 배달 문화가 탄생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배달앱 대부분은 전화로 주문하는 방식이다. 앱을 통해 매장 설명과 메뉴를 확인하고 전화로 음식을 주문하는 식이다. 그러나 배달앱 철가방은 다르다. 메뉴 선택부터 주문 결제까지 모든 것이 모바일 상에서 이뤄진다. 철가방이 다른 배달앱과 차별화됐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다.

“철가방을 기획하고 개발하기 시작할 때 배달앱이 하나 둘 나오더군요.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철가방은 모바일에 특화된 결제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해 타 배달앱보다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가 없어도 휴대전화 소액 결제 방식으로 음식을 배달할 수 있어 단기간 가맹점 가입과 이용 고객수가 급증했죠. 9개월 동안 거래액은 10억 원 정도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철가방은 가맹점 DB와 이용 고객을 연결해주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준다. 여기에 안정적인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철가방 가맹사업자와 이용 고객에게 신뢰를 줬다. 기존 타 배달앱이 직접 전화로 주문해 메뉴를 선택하고 주소를 불러주는 복잡한 과정을 뺐다.

철가방은 음식 주문 시 메뉴를 쉽게 넣고 뺄 수 있도록 구성해 차별화를 꾀했다. 휴대전화 디스플레이에 오른쪽 슬라이스를 하면 주문 추가를 왼쪽 슬라이스하면 주문 취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 앱은 각 매장의 위치와 영업시간, 음식점에 대한 평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전단지 이미지도 담겨져 있어 메뉴 선택의 편의성을 높였다. 여기에 쉽고 빠른 결제 시스템을 담아내 주문의 불편함을 최소화 했다. 통화도 필요 없고 손가락 조작으로 원하는 메뉴를 고른 뒤 신용카드로 결제할지 현금으로 결제할지 선택 하면 된다.

서 대표는 여성 고객과 말을 잘 하지 못하는 고객에게는 철가방이 필수앱으로 꼽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철가방 앱에 대한 평가를 듣는 자리에서 이 같은 얘기가 나왔다고.

일부 자취 여성 고객은 자신이 여성인 것을 밝히지 않고 배달 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는 철가방에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성폭행 등 사회 분위가 뒤숭숭하기 때문이다.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인은 쉽고 편하게 음식 배달을 시켜먹을 수 있다고 평가하는 등 철가방의 가치는 무한대다.

특히 가맹사업자는 철가방에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는 것이 서 대표의 설명이다. 결제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 믿음이 간다는 점에서다. 철가방 가맹사업자는 PC 또는 별도 단말기를 통해 주문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실시간 결산도 가능하다. 서 대표는 가맹사업자에게 신뢰를, 이용 고객에는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 철가방의 비전이라고 얘기했다.

철가방 가맹점수는 약 7천 곳. 그동안 서울 경기 강원 등 일부 지역만 가맹점을 받아서다. 앞으로는 철가방 가맹점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서 대표의 목표였다. 서 대표는 “이제 전국 가맹점을 받기 시작한 만큼 단기 매출액 30억 원을 목표로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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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타운11번가 지마켓 등 오픈마켓 채널에 철가방 DB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철가방의 진화를 시도하고 있는 만큼 지켜봐달라는 말도 꺼냈다. 철가방 앱이 타 배달 앱과의 경쟁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이용 고객에게는 가맹점에 신뢰를 느낄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현재 철가방에 만족은 하지 않습니다. 가야할길이 멀기 때문이죠. 우선 내실을 다지면서 가맹점과 이용 고객과의 소통 집중, 철가방이 1등 배달앱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