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이용 피부 속 질병 치료 가능성 열려

일반입력 :2012/07/31 11:56    수정: 2012/07/31 13:54

송주영 기자

빛에너지를 피부 속 깊은 곳까지 그대로 전달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빛을 이용한 질병치료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향후 빛을 이용한 암세포치료 등에 기여할 전망이다.

고려대 최원식 교수(38세), 박규환 교수(53세), 명지대 김재순 교수(56세)가 주도한 이 연구는 광학, 포토닉스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 온라인에 지난 22일 발표됐다.

일반적으로 피부와 같이 내부 구조가 복잡한 매질은 들어오는 빛의 대부분을 그대로 반사시켜 극히 적은 양의 빛(10% 이하)만을 투과시킨다. 빛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매질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빛 에너지를 원하는 깊이까지 많은 양의 빛을 전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최 교수팀은 작은(나노) 입자로 구성된 복잡한 매질을 높은 투과도로 통과할 수 있는 특정한 빛의 패턴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액정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장치로 특정한 패턴의 빛을 만든 후 복잡한 매질에 쏘여 투과하는 빛이 이론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대까지(기존의 4배) 증폭시키는 실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물리적으로 복잡한 매질 내부에서 강한 보강간섭을 일으키는 공명모드를 찾아내고 이 공명모드에 해당하는 빛을 쬐어 빛의 투과 에너지를 최대화시켰다. 보강간섭은 같은 위상의 두 파동이 중첩될 때 일어나는 간섭으로 마루와 마루 또는 골과 골이 만나 합성파의 진폭이 2배로 커진다.

연구결과는 광열 치료와 광역학 치료 등 피부의 손상 없이 높은 빛 에너지가 피부 속으로 전달돼야만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광 치료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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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제1저자인 김문석 박사를 비롯해 최영운, 최원준 박사 등 최근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토종 신진박사들이 중심이 돼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 교수는 “지난 30년간 물리학에서 이론적으로만 예측됐던 복잡 매질 속 공명모드의 존재를 가장 직접적으로 증명한 연구로 앞으로 복잡 매질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