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경기에서 벌어진 화려한 영상이 연일 화제다. 밤잠을 잊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경기 내용과 스타플레이어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하여금 시청자들을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이러한 유로 2012는 최신 스포츠 중계 기술의 집약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이 투입된 카메라와 첨단 장비가 이를 가능토록 만들었다.
19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유로 2012 한 경기에 투입된 카메라 평균 대수는 약 33대. 개막전은 무려 43대에 이르는 각종 카메라가 동원됐다. 이는 정확히 10년 전에 열린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22~24대의 카메라가 쓰인 것에 비해 보다 1.5배 늘어난 수치다. 단순히 카메라 수가 늘어난 것만이 아니다. 촬영 방식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유로 2012 경기에서 가장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장면은 코너킥이나 골문앞 접전 상황에서 선수들을 머리 위로 한눈에 보여주는 영상이다. 이는 일명 ‘UFO 카메라’라고 불리는 스파이더 캠에 의해 촬영된다. 스파이더 캠은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축구팬들에게 첫 선을 보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스파이더 캠은 경기장 구석 4곳에 연결된 와이어에 의해 공중에 매달려 있다. 보통 경기장 조명탑에 와이어가 설치된다. 이 카메라는 원격 조정으로 조작되며 상하좌우 그리고 아래위로 빠르게 움직이며 날아가는 공의 궤도, 빈 공간을 찾아 뛰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담아낸다.
KBSN 스포츠국 제작팀 김성태 차장은 “스파이더 캠은 고가의 장비고 설치하기도 어렵지만 공중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근접한 위치에서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큰 경기에 줄곧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중에서 스파이더 캠이 움직인다면 경기장 바로 옆에선 레일 캠이 있다. 레일 위에 촬영 카메라를 올린 뒤 측면을 따라 질주하는 선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쫓아갈 수 있다. 한 곳에 고정된 카메라로 찍을 때 한 쪽으로 멀어지는 영상이 구현되지만 레일 캠은 달리는 선수 옆에서 같이 뛰면서 보는 것과 같은 영상을 촬영한다.
최근 국내 프로야구 중계에 사용되기 시작한 슬로우 카메라도 새로운 느낌의 영상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 이 카메라는 초고속 프레임으로 촬영한 뒤 이를 천천히 재생해 자연스러운 슬로우 비디오 영상을 보여준다.
이같은 슬로우 비디오 영상은 주로 아쉽게 득점을 놓친 선수의 표정, 자국을 응원하는 관중의 애절한 표정을 담아낸다.
김 차장은 “유로 2012 현장 중계의 경우 다른 올림픽, 월드컵과 비교해 관중석을 향한 카메라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경기 영상뿐 아니라 현장 분위기를 전해 TV를 통해 보더라도 마치 그 곳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유로 2012에는 신개념 카메라도 등장했다. 큐볼(Q-Ball)이라 불리는 초소형 고해상도 카메라가 그 주인공이다. 이 카메라는 히타치가 만든 제품으로 경기장 바깥 잔디 위에 놓인다. 예컨대 골대 가장 가까이에 위치해 축구공이 골라인을 통과했는지 정확히 볼 수 있다. 조작은 원격 조이스틱으로 한다.
큐볼은 유로 2012 8강전, 4강전 결승전에 투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월드컵 개최 1년을 앞두고 각 대륙에서 우승한 국가대표팀이 모이는 2013 피파 컨페더레이션스컵 브라질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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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다양한 영상 촬영 발전 기술을 축구 중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월드컵은 세계 최초로 3D 입체 영상 촬영이 된 국제 스포츠 행사다. 당시 소니는 25경기를 3D 영상으로 제작했다.
최근 국내서도 최신 스포츠 중계 촬영 장비가 총동원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김 차장은 “지난해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국내 사용중인 고가의 촬영 장비가 총동원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