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봉 쿤룬코리아 "매출 500억 달성은 내년"

일반입력 :2012/03/09 08:54    수정: 2012/03/09 10:36

김동현

작년 쿤룬코리아가 설립됐을 때 당시 주목하는 게임사나 언론은 별로 없었다. 이미 더나인이나 텐센트 등 대형 게임사가 우리나라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기록 중이었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도 10위권 정도를 유지하는 쿤룬이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것은 당연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게임 론칭 1개월 만에 상황은 달라졌다. 쿤룬코리아가 설립 1개월만에 선보인 K3온라인은 20만 명이 몰리며 큰 성황을 이뤘다.

여기에 무협 웹 게임 ‘강호’를 비롯해 웹 전략 게임 ‘천군’, 클라이언트 게임 ‘케인랜드’, 파이널미션 등 빠르게 라인업을 선보이며, 6개월도 안되서 70만 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고 기대 이상의 매출을 냈다. 쿤룬코리아가 선보인 ‘신의 한수’가 정확히 먹힌 것이다.

이를 진두지휘한 임성봉 쿤룬코리아 대표를 중국 베이징 쿤룬 본사가 위치한 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임 대표는 이미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자들과 얼굴을 튼 사이였지만 공식 인터뷰는 여전히 긴장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질문이 시작되자 자신의 생각, 그리고 본사 주아휘 대표와 임원들, 그리고 지사의 상황들까지 착실하게 답변하기 시작했다. 그가 LG에드와 야후게임, CJ인터넷 등을 거친 실력파라는 것을 안 것은 인터뷰가 한참 진행된 후였다.

Q.일본 지사와 비교해 한국 지사가 더 수익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A.기본적으로 ARPU는 일본 지사가 더 높지만 퍼포먼스 측면에서 보자면 쿤룬코리아가 더 수익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보다 늦게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수익 면에서는 앞서고 있다.

Q.쿤룬코리아의 현지화 전략은 어떻게 세웠나?

A.현지화 작업은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얼마만큼 시간과 투자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인력을 보충하는 이유도 게임수가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현지화에 대한 작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함이다. 시작 당시 꼼꼼한 현지화는 기본, 이용자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다양화 시키자고 했다. 페이스북을 통한 접근도 그런 이유였다.

Q.한국 이용자들이 중국 게임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A.(선입견은) 받아들여야만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사실 중국산 게임을 처음 만나게 되면 그래픽과 조작감, 시스템 등에서 감각적인 부분이 차이가 난다. 이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용자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Q.지사장 입장에서 본 쿤룬을 비롯한 중국 게임의 현재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A.현재 본사에서 다양한 게임들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글로벌 적으로 보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적게는 2~3년, 많게는 수년 정도 차이가 난다고 본다. 특히 모바일 게임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와 상당한 차이가 나는데 따라가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Q.우리나라 대표 게임쇼 지스타에는 참가할 생각이 없나?

A.아직 게임쇼에 참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다. 현재 ‘파이널미션’을 GDC에 선보이고 있고 동경게임쇼도 일정 부분 투자를 하겠지만 한국에서는 시기적으로 게임 라인업을 충분히 확보하고 이용자풀이 확보되면 지스타에 참가하는 것을 생각해보겠다.

Q.설립 이후 너무 많은 게임을 단기간에 서비스해 홍보나 마케팅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A.호불호가 나뉜다고 본다. 다수의 게임들이 현재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웹 게임의 수명이 짧다보니 빠르게 게임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분명 홍보나 마케팅 부분에서 다소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차츰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Q.연매출 5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는 발표했는데, 언제쯤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A.마음 같아서는 금년 내에 목표 수치에 도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내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쿤룬코리아는 월 매출 100억 원 정도를 보고 있는데 현재는 50억 원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Q.쿤룬은 게임 사업뿐 아니라 IT 사업도 활발한데 국내에서는 언제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생각인가?

A.아직은 (우리나라에서) IT사업까지 논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쿤룬코리아는 게임 서비스에 집중할 생각이고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왔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아마 그 사업은 게임포털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기자간담회에서 말한 원스탑 서비스가 이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Q.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A.역시 언어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지 로컬라이징을 전담하는 스탭들이 상주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불편함을 해소 됐다는 생각이다. 특히 지사장이나 본부장 등은 중요한 일이 있을 경우 본사에 연락해 1시간 내외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연락망이 갖춰져 있다. 현재 쿤룬이 가장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사업 추진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보고체계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보다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Q.쿤룬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는데 아직도 주아휘 대표가 법인 대표로 등록되어 있다.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

A.법적으로는 주아휘 대표가 쿤룬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기업과 다르게 쿤룬코리아는 외부 투자형태가 아닌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다른 지사의 경우 대표나 본부장 등으로 표기를 하고 있다.

Q.그렇다면 쿤룬코리아의 대표 입장에서 어느 정도 업무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A.의사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없다.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토론을 거치고 새로운 제안을 제시한다. 특별히 업무 내용을 결정하는데 있어 본사에 크게 구애받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현지에서 인력을 충원하는 부분도 대표나 본부장이 진행한다.

Q.우리나라 게임을 외국에 서비스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그 시기는 어느 정도로 보는가?

A.기자간담회에도 발표했지만 중국을 포함해 타 지역에 한국 게임을 서비스하는 작업은 여름 즈음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이다. 현재도 일부 게임은 외국에 서비스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글로벌 판권을 잘 내어주지 않기 때문에 쿤룬이 어떤 회사인지, 또 그만큼 이용자풀을 확보해야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Q.현재 근무 인원을 100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는데 이는 인수 합병 작업을 거치는 건가?

A.인수 합병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인력 충원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수 합병과는 상관이 없는 내용이다. 현재는 경력직들이 많은 편인데 앞으로는 신입 사원들도 뽑을 생각이며 여름 즈음에는 회사를 이전하는 것도 고려 중인 상태다.

Q.텐센트, 더나인 등의 다른 기업들과 교류를 할 생각은 있는가?

A.가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다. 게임 라인업이나 인력, 서비스 상황 등 간단한 이야기만 나누는 편이다. 어떻게 보면 경쟁자이기도 하고 파트너이기도 한 것이다.

Q.중국 게임 기업에 일하면서 고충이 있다면?

A.아무래도 중국을 기본으로 하는 회사이다 보니 국내에서 신뢰를 얻는 것이 어렵다. 타 기업의 경우 지사에서 법인 형태로 변화를 꾀하고 있고 다른 기업들은 아직 그런 수준까지 진행이 되지 못하고 있는데 아직 초기 단계여서 그렇다고 본다.

Q.클라이언트 게임 시장에 진출한다고 했는데 국내 상황을 보면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A.쉽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실수를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다행스럽게도 쿤룬은 좋은 게임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사전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통해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어 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충분히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우리나라 게임 시장에 많은 규제 정책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A.큰 기업과 다르게 아직 진출한지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 특히 매출에 따라 셧다운제가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데 현재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계가 아닌 듯하다. 조금 더 시장에 적응하고 충분하다고 판단되었을 때 나서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