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이 우주가스를 빨이들이는 순간, 우주폭풍(space wind)이 순식간에 이를 뒤흔들었다. 이 모습이 찬드라우주천문위성의 X레이 카메라에 포착됐고 이 스펙트럼사진을 바탕으로 그 순간이 일러스트로 재현됐다.
美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2일(현지시간) 지금까지 발생한 것 가운데 가장 빠른 우주바람이 블랙홀에서 우주가스를 빨아들이며 휘저어 놓은 모습을 공개했다. 이는 지구에서 2만8천광년 떨어진 은하수(Milky Way galaxy)에서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찬드라 우주천문위성에서 촬영한 X레이사진을 토대로 블랙홀이 우주가스를 빨아들이는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이 심술맞은(?) 우주바람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우주가스를 빨아들이던 블랙홀 주변을 순식간에 뒤흔들어 놓았다. 이로인해 블랙홀로 빨려가던 가스의 약 95%가 튕겨져 나온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성간물질 블랙홀은 통상 태양의 5~10배 정도 무게를 갖는 엄청나게 커다란 별이 붕괴하면서 발생한다고 나사는 전했다.
이곳에서 발견된 기록적인 우주바람은 빛 속도의 3% 수준인 시속 3천210만km로 움직였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그 어느 우주바람보다도 10배 가량 빠른 속도로 블랙홀을 휘저어 놓았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강력한 우주바람이 형성된 원인을 블랙홀의 디스크에 있는 자기장의 힘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 블랙홀은 성간물질덩어리(Inter-stellar mass)블랙홀(IGR J17091)로서 블랙홀 주변을 별이 도는 형태인 이른 바 연성계를 형성하고 있다.
우주가스는 블랙홀 주변에 원반형태의 뜨거운 가스를 형성했는데 우주바람이 이 원반 형태의 가스를 뒤흔들었다.
이 결과를 애스트로피지컬저널 레터스(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한 미시건대 애슐리 킹 박사는 이 바람은 카테고리5급 허리케인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블랙홀이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는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이 블랙홀 디스크 주변의 불질 가운데 약 95%는 블랙홀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우주바람의 위력을 설명했다.
공동저자인 존 밀러 미시건대 교수는 이같은 빠른 바람은 흔히 거대 블랙홀에서 보이는데 이처럼 작은 블랙홀에서 이런 현상을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찬드라 위성의 또다른 발견은 블랙홀을 둘러싼 가스원반으로부터 생겨나는 이 폭풍이 블랙홀이 빨아들인 것보다 훨씬 많은 우주물질을 운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지난 2011년 촬영된 찬드라 우주천문위성의 X레이카메라의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이 우주폭풍의 속도를 추정해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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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은 X레이가 서로 다른 우주 에너지 상황에서 얼마나 격렬하게 반응했는지 를 잘 보여주었다. 과학자들은 이온들이 서로 다른 특성을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관찰해 블랙홀과 우주가스, 우주폭풍의 상관관계를 알아낼 수있었다.
찬드라위성이 이보다 2달 전에 촬영한 X레이 사진 속 철이온 스펙트럼에서는 이번 사진에서처럼 빠른 우주폭풍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이 블랙홀 주변에서 끊임없이 바람이 오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