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발자, SW 공생발전 훼방꾼되나?

일반입력 :2011/11/10 10:17    수정: 2011/11/10 22:07

국내 민간 프로젝트에 중국의 저임금 노동자가 동원됨에 따라 개발자들의 근무여건이 더욱 나빠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개발자 처우 개선 요구와 맞물려 최근 정부가 소프트웨어(SW) 공생발전 목표를 내걸었지만 현업 개발자에게 근본 대책이 될지 미지수다. (본지 11월 8일자 '월 100만원...값싼 중국 개발자 몰려온다' 참조)

지난달 말 지식경제부는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범부처 차원의 SW산업 육성발전대책을 세우고 그 핵심내용을 공개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공공 프로젝트 발주에 참여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정부고시로 운영돼온 'SW사업 대가기준'과 'SW기술자 등급제'를 폐지하고 가격산정 기제를 민간에 이양하며 ▲SW기술 거래와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SW뱅크'를 세우고 ▲R&D성과 우수팀에 과제비를 지급하거나 학생연구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소액지원 프로그램 등이다.

정부가 SW산업발전을 위해 내놓은 계획 가운데 인력 관련 투자는 SW마에스트로 과정, SW융합 채용연수사업, 고용계약형 SW석사과정 운영 등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인재 육성사업에 쏠려 있다. SW업계에 진출할 후보 인력들이 처음부터 중고급 인재로 활약케 하려는 야심찬 계획이다.

정부는 SW인력 현황 가운데 국내 부족하게 인식되는 수준이 중급(45.0%)과 고급(51.7%)에 쏠려 있고 초급(3.3%) 인력은 상대적으로 여유롭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책 마련한다지만...현장 개발자들은 '글쎄'

문제는 정부가 구체화할 생태계 구축전략에 현장 개발자들을 위한 방안이 불충분해 보인다는 점이다.

현장 개발자들의 여건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나머지 생태계 재편, 수요 창출, 해외진출 사업을 통한 시장기회 확대 과제가 성공하길 바라야 한다. 정부가 기존 부작용을 인식하고 'SW 사업 대가기준'과 '기술자 등급제'를 폐지해 민간에 그 기능을 이양키로 했지만, 그 뜻대로 국내 시장서 패키지SW 매가 활성화되고 선진 수발주 체계에 따라 자율적인 SW대가와 개발자 인건비가 산정된다고 문제가 알아서 풀리진 않는다.

민간사업자들이 시장기능을 통해 '제값을 찾아가는 과정'이 마냥 국내 개발자들에게 유리하게 흐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발주 기업이 인상된 국내 개발자 임금체계에 순응하지 않고 중국의 저임금 개발자를 활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국내 초급 개발자들이 경험과 실력을 쌓아 중고급 이상 경력직으로 성장할 기회도 흔들리는 셈이다.

이미 일부 기업 사이에서 몇년 전부터 인건비 절감 목적으로 진행돼온 '값싼 중국 개발자 투입'이 본 궤도에 오르는 추세다. 대기업 계열 SI사에서 금융사 등의 시스템 구축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정에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사례는 제약이 덜한 산업분야에서 초급 기술자들의 업무에 한정돼 나타나는 정도지만, 수주사들이 경험을 쌓아 적용 분야를 넓힐 여지도 충분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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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점차 국내 인력들이 설 자리는 줄어들 것이란 문제도 불거진다. 그간 개발자 사이에서 열악한 근무조건과 맞물린 장기간의 저임금 구조에 불만이 높아왔는데, 자칫하단 그 노동기회마저 잃을 위험에 처했다는 위기의식도 높아갈 전망이다.

지식경제부 SW산업과 최용이 사무관은 이같은 우려에 기존 공정경쟁을 제한하는 성격의 규제를 철폐하면서 향후 자연스러운 산업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한다는 게 (공생발전형 생태계 구축전략) 기본 취지라며 이달 사업대가기준 마련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생태계 개선을 위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