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주민등록번호(이하 주민번호) 수집 및 이용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으로 '아이핀'이 거론돼 왔다. 그러나 대체수단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핀은 인터넷상에서 주민번호를 대신하는 개인식별 번호를 통해 주민번호의 유출과 오남용 방지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수년간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사용률 저조현상이 계속됐고 결국 국정감사에서도 문제점이 제기됐다. 지난 21일 전병헌 의원(민주당)이 아이핀의 사용률 저조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최근 네이트 해킹 사고로 대형 포털 사이트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포털 이용시 주민번호 폐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포털에서는 아이핀 사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포털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주민번호는 포털 서비스 운용에는 반드시 필요한 수단은 아니다. 아이디와 패스워드만으로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충분하다. 결국 포털이 주민번호를 수집하는 것은 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실명제’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인터넷 실명제로 인해 주민번호를 통한 본인인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본인인증을 위한 대체 수단만 마련되더라도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체수단에 대한 요구 때문에 아이핀으로 다시 관심이 주목되고 있지만, 아이핀을 보급하는 것이 더욱 큰 숙제가 될 것으로 관망된다. 아이핀의 발급절차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결국 아이핀 발급 인증기관으로 개인정보가 몰려 이 역시 심각한 피해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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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포털업계 관계자는 “법적인 규제 때문에 주민번호를 사용하는 것인데 여론에서는 포털의 보안문제와 개인정보 수집 타당성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면서 “구조적인 환경을 마련해주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강요하는 것은 모순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조치로 포털사 중 가장 먼저 주민번호 관련 조치를 취한 곳은 SK커뮤니케이션즈이다. 회사 측은 지난달 12일 주민등록번호 저장을 중지하고 기존 수집된 정보도 파기조치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