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클라우드(iCLOUD) 서비스 인프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플랫폼과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랜 경쟁자였던 MS와 애플이 저마다 다른 클라우드 셈법 상에서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영국 IT전문매체 더레지스터는 지난 2일 애플 아이클라우드가 MS 애저 플랫폼과 아마존웹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MS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과 아마존 측은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았으며, MS 측은 현시점에 애플이 윈도 애저 고객인지에 대해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아이클라우드는 지난달 베타서비스를 시작해 올해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애플의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다. 사용자 주소록 관리 서비스 '모바일미', 모든 애플 단말기 데이터를 보관해주는 5기가바이트(GB) 저장공간을 무료로 제공한다.
■소문에서 확신으로…애플이 MS 애저를 사용했다
지난 6월 미국 지디넷 블로거 마리 조 폴리는 애플 클라우드의 '아이메시지(iMessage)' 베타 서비스를 통한 네트워크 신호 유형을 분석한 후 MS 윈도 애저 플랫폼과 아마존 웹서비스(AWS) 호스팅을 사용할 때 보이는 특성을 드러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이메시지는 애플 아이클라우드(iCloud)에 포함된 문자서비스로 iOS5 버전에 탑재될 예정이다. 폴리는 애플이 애저 기반 콘텐츠 딜리버리 네트워크(CDN) 기능을 쓸 것이라는 분석을 전달받았다며 애플은 윈도 애저 핵심 구성요소로 여겨지는 '바이너리 라지 오브젝트(BLOB) 스토리지'를 쓰는 듯하다고 언급했다.
애플이 아이클라우드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MS CDN 기술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윈도 애저 CDN은 광대역 네트워크에서 콘텐츠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배포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콘텐츠 이용자의 데이터 제공 장소를 늘리거나 경로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폴리는 윈도 애저 CDN은 애저 스토리지 서비스에 직접 통합돼 있다면서 이는 전체 윈도 애저 클라우드 운영체제(OS)에서 스토리지를 담당하는 일부 기능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애플 클라우드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신축된 데이터센터를 통해 운영된다. 지디넷 블로거 래리 디그넌은 이 데이터센터가 맥 OS X, IBM AIX, 썬 솔라리스, 리눅스 시스템을 혼용해 사용중이라고 분석했었다.
폴리는 “아마도 애플은 애저 시스템과 아마존 클라우드(AWS)가 적당하다고 믿는 듯하다”라고 평가했다.
애플 아이클라우드는 애저 플랫폼의 성능을 입증하는 사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MS는 애저플랫폼 확산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지만 MS 애저의 주 고객은 스타트업이나 중소벤처기업 중심이었다.
애저와 아이클라우드가 단어 상 같은 클라우드지만 애플과 MS가 공존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각자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아이클라우드는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고, 애저는 퍼블릭 및 프라이빗 등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다.
MS 관계자는 “대형 소비자 브렌드는 애저가 매우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낼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밝혔다.
애플은 소비자의 사용자 경험(UX)을 높이는 데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이지 클라우드 사업자 변신을 위해 애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애플이 MS 애저플랫폼과 AWS를 동시에 이용하는 것은 단독 인프라 사용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 서비스에서 더욱 많은 것을 배워라
10년간 애플을 성공궤도에 올려놨던 스티브 잡스 CEO는 아이클라우드의 전신인 모바일미에서 나타났던 서비스중단과 각종 실패에 대해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워라”라고 강조했었다.
아이클라우드는 핵심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뿐 아니라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이란 과제를 안고 있다. 비용, 시간지연 등이 걸림돌이다. 건물, 전원, 서버, 스토리지, 관리자 채용, 설비인증 등은 최소 1억달러를 필요로 한다. 전체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현실적인 비용을 감안하면 10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예상가능하다.
MS는 이에 반해 이미 다수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애저 서비스용으로 구축해 놓은 상태다. 적어도 MS가 세계적으로 운영하는 애저용 데이터센터는 24개다.
가령, 시카고에 위치한 MS 데이터센터SMS 70만평방피트 규모에 컨테이너 형 모듈방식으로 구축됐다. 시카고 데이터센터는 112개 컨테이너를 갖고 있으며, 22만4천대의 델 서버를 운영한다.
애플의 노스캐롤라이나 데이터센터는 건립비용으로 5억달러를 사용했다. 현재까지 잠재적인 아이클라우드 사용자 규모에 의하면, 애플이 보유한 데이터센터 수용량은 10페타바이트 이상을 넘어야 한다.
이같은 부담이 아이클라우드를 애저 서비스에 기반해 운영하는 것을 결정하게 된 계기로 보인다. 윈도 애저 컴퓨트 및 컨트롤러와 SQL 애저 스토리지 등을 활용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MS의 델 서버가 아이클라우드를 얼마나 호스팅하는지 확실하지 않다.
■이기종 클라우드의 연결은 스트라이핑?
아이클라우드 데이터는 AWS와 MS 클라우드를 스트라이핑 방식(RAID 레벨0)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스트라이핑 방식은 서버에서 1개의 데이터를 동시에 복수의 단말기에 분배하기 위한 기본 기술이다. 데이터를 세그먼트라 부르는 작은 데이터 단위로 분할해 복수의 디스크 장치에 분산시킨다.
클라이언트 접근이 동일한 데이터에 집중돼도 세그먼트가 각 디스크 장치에 분산됐기 때문에 분배가능한 데이터는 단말기 수보다 많다.
이는 애플이나 MS, 아마존 등의 인프라에 분산저장된 데이터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자 액세스 시 올바른 서버로 연결하고 사용자 정보를 식별하는 방법을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가 중복되면 소프트웨어는 로드밸런싱을 수행하거나 무작위로 다른 클라우드로 사용자 요청을 보내게 된다. 혹은 네트워크 속도 및 서버 가용성 등에 따라 액세스 정책을 변경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서비스 액세스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머신 내 단일 디스크의 읽기·쓰기 액세스 속도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 서비스 상에서 두개의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어려움은 다른데 있다. 컨트롤러가 다른 운영체제(OS)나 다른 언어로 쓰여진 정보를 잘 처리할 수 있는 통합된 시스템에서 운영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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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와 애저에서 가상서버를 운영하는 경우, AWS 사용자는 대부분 리눅스를 사용하는 반면, 애저사용자는 윈도를 사용한다. 자바 같은 크로스 플랫폼 언어가 두 인프라 사이의 격차를 연결하는데 사용돼도, 양측의 소프트웨어를 튜닝하기 위한 추가적인 비용과 복잡성이 발생한다.
이종 코드를 사용하는 상황을 피하면서, 최고 수준의 성능을 보장하기 위한 한가지 방법은 아이클라우드가 AWS 상에서 윈도를 OS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잠재적으로 MS가 애저, 윈도 서버 등에서 거대한 승리를 낚아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