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사업 창출할 퍼스트무버 나와야"

일반입력 :2011/06/27 19:04    수정: 2011/06/28 10:45

손경호 기자

“지금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나오기 힘듭니다.”

27일 한국경영학회·한국중소기업학회 주관으로 열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컨퍼런스’에서 강연자로 나선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을 보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안철수 원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반도체 산업처럼 이미 시장성이 검증된 사업에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패스트팔로어(발빠른 후발주자)’로서 유례 없는 성공을 이뤄왔지만 그 때문에 퍼스트무버가 자리잡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금은 모바일·소셜·클라우드·커머스라는 키워드가 서로 융합되면서 전 세계에 창업열풍이 불고 있는 데 우리나라만 여기서 빠져있다”는 것이 국내 상황의 가장 큰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이 새로운 패스트 팔로어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유일한 대안은 ‘퍼스트무버’로 가는 길 밖에 없다”며 “전 세계 혁신의 90%를 이뤄내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해진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이러한 맥락에서 대·중기 동반성장에 대해 “대기업이 잘 하고 있으니까 중소기업을 도와줘야 한다는 관점이 아니라 구글이 만들어 놓은 생태계 우산 아래 다양한 벤처기업들이 활발하게 아이디어를 내놓으면서 혁신을 이루고, 구글도 그 성과를 받아 새로운 혁신을 이루는 점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이와 함께 안 원장은 국가 경영관점에서 대기업의 주력 분야 외에 분산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 확보 차원에서 중소기업 군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기업은 고용창출이 200만명 남짓한데다가 대기업이 글로벌 경쟁에 노출된 상황에서 고용을 더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일한 대안은 중소기업이나 창업이라는 얘기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한국형 동반성장 모델을 이론적으로 조명한 첫번째 서적인 ‘패자 없는 게임의 룰, 동반성장’을 집필한 이장우 경북대 교수도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강연을 통해 “대·중기 간 시혜적 상생협력이 아니라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협력으로 동반성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공공협의체를 통한 통제와 자율의 인프라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