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진정한 슈퍼 히어로 '인퍼머스2'

일반입력 :2011/06/14 10:30

김동현

서커펀치에서 개발한 플레이스테이션3(PS3) 독점 액션 게임 ‘인퍼머스’는 꽤나 인상적인 게임성을 가진 게임이었다. 그때 당시 유행하던 오픈월드 게임에서 슈팅과 프리런닝, 그리고 선악 개념의 미션 진행 등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샀다.

하지만 안정화되지 못한 프레임과 단순 반복적인 미션 진행, 의외로 높은 난이도 등이 문제가 지적되면서 대작의 기운을 타고 났으나 높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재미있게 즐긴 타이틀이었지만 모든 이용자들의 평가가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약 1년 반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 서커펀치는 새로운 요소로 가득한 ‘인퍼머스2’를 선보이게 된다. 전작보다 개선된 게임성을 선보일 것이라는 개발사의 바람이 더해진 이 게임은 전작의 단점을 최소화 시키면서도 더욱 호쾌한 게임성을 가지고 국내 정식 출시됐다.

■전작에서 이어지는 스토리, 이번엔 야수를 막아라

전작에서 우연한 사고로 전기를 다룰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주인공 콜 맥그래스는 압도적인 자신의 힘을 바탕으로 고립된 엠파이어 시티를 구하는 역을 맡게 된다. 그의 노력으로 엠파이어 시티는 악당에 손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평화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인퍼머스2’에서는 전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시작된다. 엠파이어 시티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야수에 대항하는 주인공 콜은 자신의 실수로 인해 모든 힘을 야수에게 빼앗기게 되고 이 힘을 바탕으로 한 야수는 엠파이어 시티 전체를 파괴해 버린다.

부상을 입고 모든 힘을 빼앗긴 콜은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 친구 지크와 의문의 여성 쿠오의 도움을 받고 새로운 도시 ‘뉴마레’로 도망가게 된다. 야수는 콜에게 이끌리듯 ‘뉴마레’로 향하게 되고 남은 시간 동안 잃어버린 힘을 되찾기 위한 콜의 사투가 시작된다.

■선악 개념을 가진 자신만의 영웅을 만든다

‘인퍼머스2’의 핵심 키워드는 선악 개념을 통한 자신만의 영웅을 만든다는 것이다. 게임 ‘페이블’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요소와 흡사하다. 이용자가 하는 행동에 따라 선악 게이지가 차게 되고 이에 따라 주인공이 쓸 수 있는 액션이 바뀌게 된다.

선한 영웅의 경우 주변 시민들을 도와주거나 방어 위주의 공격들이 많다. 대규모의 적보다는 소수에게 적합한 공격들로 채워진다. 반대로 악한 영웅의 경우는 주변 인정사정 보지 않는 과감한 공격과 적군이나 주면 시민의 에너지를 빼앗는 형태의 액션을 가지고 있다.

이 둘의 액션을 모두 공존하는 것은 다르고 노력에 따라 극한의 선, 악 기술이 생기기 때문에 처음부터 한쪽에 치중된 선택을 해야 한다. 선악은 임무부터 사소한 행동 등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가령 적을 생포하면 선 포인트가 오르고 에너지를 흡수하면 악 포인트가 오른다.

특히 이번 작에서는 전작에서 지적됐던 선악 개념의 부분이 확실해진 점이 눈에 띈다. 전작에서는 후반에 선악 개념이 흐릿해지는 상황이 생기면서 다소 애매한 결과로 연결되는 상황이 많았다. 초반에 선악을 확실하게 잡지 않으면 후반에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영웅이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선악 개념을 올릴 수 있는 요소들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악당들에게 포위된 인질을 구하거나 마음에 안 드는 거리의 악사를 걷어차 주기만 해도 포인트가 쑥쑥 올라간다. 부가 임무도 필요 방식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

스킬은 더욱 화려해졌다. 주변의 차량을 들어서 던지는 기술부터 거대한 회오리를 만들어 일대의 적을 날릴 수도 있으며, 여러 콤보 액션으로 채워진 근접 공격까지 더해져 과감한 슈퍼 히어로의 액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조작에만 익숙해지면 그야말로 무적에 가깝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슈퍼 히어로…바쁘다 바빠!

전작 역시 수많은 임무로 인해 시종일관 바쁘게 진행됐지만 이번 ‘인퍼머스2’는 더욱 많아져 풍성한 플레이 타임을 자랑한다. 메인 임무 외에 서브 임무들은 전작보다 거대해진 세계 속에 매우 다양하게 배치돼 있으며,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에 연결돼 등장하는 수많은 UCC 임무도 더해져 더욱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메인 임무는 두 가지 형태로 구분돼 진행된다. 일부 미션은 선악 개념이 확실하기 때문에 만약 선 방식으로 진행되면 악한 요소가 들어 있는 임무는 선택 조차할 수 없다. 그리고 임무 내에서도 자잘하게 선악 개념이 나눠져 결과로 평가된다. 이는 서브 임무도 마찬가지다.

갱단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을 탈환하는 것부터 오디오 파일을 숨기고 있는 비둘기 사냥, 도시 곳곳에 설치된 폭탄 제거까지 부수적인 임무도 등장한다. 이 임무들은 꼭 수행할 필요는 없지만 여러 보너스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해두는 것이 좋다. 미션 개수는 정확하게 다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다.

■자막 한글화에 대만족, 하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게임

‘인퍼머스2’의 장점이 이 외에도 많다. 자막 한글화돼 스토리 라인 전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작보다 프레임이 대폭 안정돼 장시간 즐겨도 부담이 전혀 없다. 성장의 재미 요소와 퀵 액션 시스템으로 다양한 스킬을 매우 빠르게 변경하면서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 비해 게임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다. 주인공 자체가 매우 강력한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 몇 방에 허무하게 죽는 경우도 많고 일부 임무는 시간제한을 통해 이용자들의 인내심에 한계를 오게 만든다.

후반 보스 캐릭터들은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이라면 난감함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다. 이는 클리어 조건이나 임무의 설명이 다소 부족하기 때문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대부분 임무는 간단명료한 조건을 가졌지만 메인 임무에 몇몇 임무는 정말 빠른 조작성을 요구하기도 한다.

근접 액션 시에 시야의 불편함은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다. 액션에 익숙한 3인칭 시점이면서도 근접 액션만 시도하면 억지로 시점이 바뀐다. 오히려 이것 때문에 적에게 쉽게 죽는 경가 생기기도 할 정도다. 이 부분 때문에 근접 액션을 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이런 단점을 제외하고는 이 게임은 오랜만에 장시간 즐길 수 있는 요소로 가득한 게임이다.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여러 조건을 만족 시키는 것부터 전선을 타고 빠르게 이동하는 재미는 꽤나 쏠쏠하다. 아마 전작을 즐기지 않았다고 해도 충분한 재미를 준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