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들 수고했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4일 1기 방통위의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방청에 참석한 출입기자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옛 방송위원회와 달리 공개회의가 자리 잡은 방통위에서 지난 3년 동안 전체회의에 참석해 취재하는 출입기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말이었다.
이날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회의는 최 위원장이 10분가량 늦게 참석하면서 지연됐지만, 마지막 회의가 주는 의미 탓인지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의지인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페이지씩 띄엄띄엄 해야지.”
2기 상임위원이 취임해 업무파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염려한 탓인지 이날 상정된 안건은 평소보다 많은 12건. 이를 두고 송도균 위원이 마지막 회의까지 고생시킨다고 한 말이다.
실제 방통위는 지난 3년간 211차례의 회의를 열어 총 973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다른 위원회가 한 달에 4~5건을 처리하지만 방통위는 27건씩 처리했다.
“목표를 갖고 하지 않으면 근대 국가가 아니라는데….”
이어 송 위원이 회의를 오후 5시까지 2시간 만에 끝내자며 엄살을 부렸다.
“4시 반은 안 되겠습니까.”
형태근 위원이 송 위원의 말을 받으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경자 부위원장도 거들었다.
“공무원이 검토해 보겠습니다는 하지 않겠다는 거란 걸 3년 만에 알았어.”
회의 시작 전 송 위원이 짐짓 심각한 얼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종결자 노릇을 자처했다.
“우리 3명이 없어도 되겠어? 걱정이 돼서 말이야.”
연임이 결정된 최시중 위원장과 양문석 상임위원과 달리, 이날 회의가 마지막인 이경자 부위원장과 송도균 위원, 형태근 위원을 지칭해 한 말이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왔다 간 줄도 모를 거에요.”
이 부위원장이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회의 도중에도 이어졌다.
“갈 때가 되니까 이름도 생각이 안 나네.”
마지막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업사업 승인’ 건을 처리하면서 이 부위원장이 ‘방송채널사용사업자’란 말이 생각이 나질 않는다며 던진 말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도 최 위원장이 “남은 양문석 위원과 함께 3명의 상임위원의 뜻을 받들어서 열심히 하겠다”고 울먹이면서 숙연한 분위기에서 1기 방통위의 회의가 끝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