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긍긍' 하던 일본 게임사, 작년 실적 보니…

일반입력 :2011/02/10 11:00    수정: 2011/02/10 11:11

김동현

비디오 게임 산업 내에서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 게임 업체의 실적 발표가 연이어 나왔다. 구조 조정과 수익 환경 확대 등 변화를 추구하던 일본 게임 업체들은 이번 발표로 그나마 얼굴 좀 펼 수 있게 됐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년 연속 하락세에서 힘들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일본 게임 업체들이 작년 성과 위주의 흑자 경영으로 돌아서면서 올해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작년 가장 크게 웃었던 곳은 소니와 캡콤이다. 물론 닌텐도의 수익성에 비하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공략과 새로운 시도, 그리고 착실한 수익 개선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소니는 569억 엔 흑자를 기록하면서 사실상의 적자 행진을 마감했다. 혹독한 구조 조정으로 일부 언론의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지만 독점 타이틀로 우위를 점한 플레이스테이션3(PS3)와 동작인식 게임의 고급화를 추구한 ‘무브’ 등의 판매 호조가 큰 몫을 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게임 개발 및 유통사 캡콤도 좋은 성과를 냈다. 4백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연말 성장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낸 ‘몬스터헌터 포터블 3rd’와 글로벌 공략이 제대로 성공한 ‘데드라이징2’와 ‘로스트플래닛2’ 등의 히트로 순이익 69억 엔을 이끌어냈다.

세가사미와 코나미, 스퀘어에닉스, 반다이남코社들도 각각 흑자를 기록했다. 세가는 슬롯머신 판매량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82만장 판매 돌파에 성공한 ‘뱅퀴시’에 힘입어 콘솔 게임 매출 쪽이 대폭 상승, 순이익 358억엔을 기록했다.

스포츠 게임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코나미는 일부 분야에서 적자가 있었지만 96억 엔의 흑자를 달성했고, 스퀘어에닉스도 76억엔의 운영비 적자를 제외하면 18억엔의 흑자를 냈다. 반다이남코는 36억 엔의 순이익을 냈다. 게임 쪽 이익이 대폭 상승한 수치다.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곳은 코에이테크모다. 194억 엔의 매출을 냈지만 영업이익부터 여러 곳에서 적자를 면하지 못하면서 9천만 엔 적자를 냈다. 혹독한 구조 조정과 잇따른 지사 철수 등 여러 가지 묘책을 발휘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적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해외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게임 업체들의 전체적인 성과에 대해서 매우 고무적인 평가를 내렸다. 몇 년간의 하락세 평가를 벗어난 한해이기도 하면서 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재작년까지 일본 게임 업체들은 변화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꾸지람을 들어왔다”며 “하지만 작년 변화된 모습이 실적으로 나타나면서 크지 않지만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