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국내 상륙 14개월 만에 가입자 200만을 확보했다. 대단한 기록이지만 경쟁작 갤럭시S 대비 2배 이상 느린 판매 속도다.
애플이 아이폰 물량을 중국에 전진배치하면서 공급이 원활치 않기 때문인데, 앞으로 문제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가 더 잘 팔린다?
KT는 지난 2009년 12월 첫 출시한 아이폰이 국내서 누적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0일 기준 아이폰3GS는 97만7천여명, 아이폰4가 103만2천여명의 가입자를 각각 확보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6월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S의 경우 반년 만에 가입자 200만을 넘어섰다. 갤럭시A, U, K, 등을 제외한 수치다. 애플 팬들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에 제품 성능보다는 유통 구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아이폰이 각종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갤럭시S를 누르거나, 비슷한 성적을 받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아이폰은 한 마디로 구매가 힘들었다. 예약 구매 후 며칠을 기다려도 제품이 안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KT의 예약 가입 서비스가 아예 중단된 경우도 지난해 나왔다.
KT 관계자는 “애플이 중국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가운데 국내서 200만대나 판 것은 대단한 결과”라며 “중국서 아이폰 인기가 굉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애플, 중국에 러브콜…한국은 찬바람?
국내 팬들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애플 배려는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 공략에 박차를 가할수록 우리 쪽에는 찬바람이 거세진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아이폰4 중국 출시와 함께 베이징, 상하이에 대형 매장을 냈다. 조만간 중국 전역에 25개로 대형 직영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서 달라이라마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지우고, 전에 없던 위안화 결제 시스템을 마련한 것도 구애작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저 자세'라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애플이 베이징·상하이 매장서 잔치를 열 때쯤 KT는 아이폰4 물량이 없어 예약판매를 지연시켰다. 아이폰4를 못 구한 고객들의 비판을 홀로 들어야했다. 통신업계서 ‘애플이 너무 한다’라는 목소리가 커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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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중국의 여파로 아이패드2, 아이폰5를 비롯한 애플의 차기작들 역시 국내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 그래도 한국은 애플의 우선 공급 국가가 아니기에 아이폰4, 아이패드 등은 미국 출시 후 몇 달 이상 지나서야 받을 수 있었다.
카티 허버티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2009년 29억달러에 불과했던 애플의 중국 내 매출은 내년 90억달러를 넘길 것”이라며 “애플 역시 다른 경쟁자들처럼 중국을 꼭 잡아야할 고지로 지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