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다시 한 번 해외 시장 진출에 도전한다. 과거의 실패를 딛고 해외 유수 SNS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컴즈가 해외시장 재도전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 시장을 유력한 곳으로 거론하고 있다.
문제는 해외서 후발주자인 싸이월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자체로는 마이스페이스의 모티브가 되는 등 ‘원조’를 자랑하지만, 이미 해외 시장에는 선점 업체들이 있다. 미국 시장서는 페이스북이, 일본에서는 믹시 등이 확고한 점유율을 자랑 중이다.
실패 경험도 있다. SK컴즈는 지난 2005년부터 싸이월드로 해외 시장에 야심차게 도전했다. 국내서 2천만명에 달하는 회원 일본, 미국, 중국, 베트남 등 6개국 등에 진출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2월 전체 서비스를 철수했고, 일본, 타이완, 독일 등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현재까지 싸이월드가 서비스 중인 곳은 중국과 베트남뿐이다. 현지 시장에서도 가입자 수가 유지세를 보이긴 하나, 이슈나 돌풍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때문에 이번 해외 시장 진출 재도전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핵심욕구 반영, 기본기에 충실해야
성공적 서비스를 넘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국내 서비스의 해외 진출에 걸림돌로 항상 언급되는 것은 현지화(로컬라이징)이다. 싸이월드 역시 해외 서비스 당시 일촌, 도토리 등의 용어를 현지에 맞게 바꿔 서비스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에는 현지화가 발목을 잡았다. 생각이 너무 많다보니 서비스가 복잡해 지지 않았냐는 얘기도 나왔다. 국내와 해외 서비스가 연동되지 않은 것도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혔다. ‘인적 네트워크’라는 기본에 충실했어야 한다는 반성이다.
‘기본기의 중요성’은 현재 국내서 서비스 중인 외산 SNS를 보아도 명확하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경우, 국내 이용자에게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인터페이스(UI)를 가지고 있지만 관계 설정과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어필했다. 이들 서비스는 국내서 각각 200만명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현지 문화에 맞는 서비스, 수익구조 ‘필요’
현지 이용자의 욕구를 잘 반영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SK컴즈는 익명성을 선호하는 일본 시장에서 실명으로 사생활을 공개하는 싸이월드를 그대로 들고 가 이용자의 외면을 받은 경험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또 다른 예로 스킨, 아바타를 들었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바타나 캐릭터 꾸미기가 높은 호응을 얻고 있지만, 실용성을 추구하는 북미나 유럽에서는 인기 있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 ‘도토리’ 판매로 수익을 올린 싸이월드의 특성상, 적자가 날 수 밖에 없었다는 논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차례 국내 서비스의 한계로 지적된 폐쇄성을 꼽았다. SK컴즈가 최근 API를 개방하며 오픈을 지향하고, ‘개방’을 모토로 한 싸이월드 후속 버전인 C로그를 내놓긴 했지만 해외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을 건인지는 미지수다.
■해외 시장, 이번엔 성공할까?
업계 일각에서는 싸이월드의 재도전 자체가 유의미하다는 평가도 내놨다. 국내 포털들이 잇따라 해외 진출을 실패한데다, 토종 SNS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외산 SNS에 밀렸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 반전 시도 자체가 의미 있다는 얘기다.
SNS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실패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싸이월드가 절대 페이스북보다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적절한 현지화와 언어적 장벽 등을 해결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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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SNS 시장의 파이 자체가 커졌고, 스팸메시지,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정보보호에 주력 중인 싸이월드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논리다.
SK컴즈는 “해외 서비스 진출은 검토 중이며, 항상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이나 지역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