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이 지난해 중국 게임 퍼블리셔사인 더나인(The9)을 상대로 ‘뮤 온라인 상표권 이전등록 청구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법원이 웹젠의 손을 들어줬다. 더나인이 뮤 온라인의 상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일이 종료됐음에도 되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웹젠의 첫 개발작인 ‘뮤 온라인’은 지난 2003년 더나인을 통해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상용화 첫 달 중국 내 매출 90억 원 돌파, 한국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대표적인 토종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서울중앙법원 제12민사부 박희성 재판장은 지난 10일 “더나인은 웹젠에게 뮤 온라인 상표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1심 판결로 웹젠은 뮤 온라인의 상표권을 다시 되찾아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웹젠(대표 김창근, 김병관)이 더나인에게 소송을 제기한 것은 지난해 8월. 더나인이 웹젠에게 ‘뮤 온라인’의 상표권을 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협의를 오랜 시간 해왔지만 확답을 주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웹젠이 더나인에게 ‘뮤 온라인’의 상표권을 빌려주기로 계약한 것은 지난 2003년. 더나인 측은 ‘뮤 온라인’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상표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웹젠은 상표권 이전 기일을 서로 합의하는 선에서 받아드렸다.
이번 1심 판결은 웹젠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웹젠이 자사의 재산을 끝까지 지키는 회사로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웹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국내 기업은 이번 판결에 큰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웹젠은 지난해 소장을 통해 “2003년 양사간 체결한 ‘상표권 이전 계약’의 관련 조항에 따라 더나인은 웹젠이 요청할 시 뮤 온라인 관련한 모든 상표권을 신속히 이전하고, 뮤 온라인 상표 침해행위를 해서는 안되는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나인이 우리나라 법원의 판결을 받아드릴지 여부가 숙제로 남아 있다. 특히 두 회사가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법정 다툼이 쉽게 해결될지는 지켜봐야한다는 게 업계전문가의 분석이다.
아직까지 웹젠은 더나인과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웹젠은 더나인과 함께 대표작인 MMORPG ‘뮤 온라인’과 ‘썬’을 중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또한 더나인은 법적 다툼이 시작된 이후 웹젠과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미국 게임 개발사 레드5스튜디오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이상 행보를 보였다. 웹젠이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초 더나인의 자회사로 편입된 레드5스튜디오는 신작 온라인 게임 ‘파이어폴’을 제작 중이다. 레드5 스튜디오의 최대주주는 더나인이며 이와는 별개로 ‘파이어폴’은 웹젠이 북미 유럽 일부를 제외한 지역에서의 전 세계 판권을 갖고 있는 주체다.
‘파이어폴’은 수 백 명의 플레이어들이 치열한 경쟁 또는 협력을 펼치면서 개방된 맵(Open world map)에서 멀티플레이 매치와 대규모 협력 게임 플레이(Team-based Action Shooter)를 진행하는 게임이다.
웹젠 관계자는 “법원에서 뮤온라인 상표권 이전 관련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는 1심에서 승소한 것으로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라며 향후 대응 방안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더불어 중국 퍼블리셔사인 더나인은 지난해 6월 중국의 대표적 게임쇼 ‘차이나조이 2009’에서 개발 신작 ‘뮤X’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뮤 온라인의 후속작이라는 내용을 전해 논란이 일었다. 뮤 온라인 상표 및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웹젠의 지적에서다.